입맛 잃기 쉬운 봄철, 채식 국수 `후루룩`

입맛 잃기 쉬운 봄철, 채식 국수 '후루룩'

평화가 깃든 밥상 살림푸드마스터 김양희 씨가 채식 국수를 주제로 한 요리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봄철, 나른하고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이다. 입맛 없는 계절에는 국수가 제격. (사)몸과문화에서 운영하는 유기농 레스토랑 비채에서 열리는 요리강좌를 찾아 채식 국수요리를 만났다. 채식 국수요리 레시피를 따라 하면 멸치 한 마리 넣지 않고도 영양이 풍부한 국수를 즐길 수 있다.

23일 오전 11시, 비채 레스토랑 부엌에는 요리 강좌가 시작됐다. 이들의 교재는 '평화가 깃든 밥상'. 문성희 들뫼자연음식연구소 소장이 지은 이 요리책은 음식의 조리법뿐만 아니라 윤리와 생태, 생명의 밥상 차리기, 평화가 깃든 지구를 위한 밥상 차리기 등의 정신이 오롯이 녹아 있다.

요리강좌는 평화가 깃든 밥상 살림푸드마스터 김양희 씨가 진행했다.

김 씨가 안내하는 채식 국수의 특징은 국수의 국물을 만들 때 약초맛물을 쓴다는 것. 약초맛물은 물 4ℓ에 황기 1뿌리, 오가피 1/2줌, 칡뿌리 작게 자른 것 1개, 감초 3,4개, 둥굴레 1줌, 다시마 사방 10㎝, 대추 10개, 사과 1개, 당근 1/2개, 양배추 1/2개 등을 넣고 중불에서 30분 정도 끓여 거른다. 넉넉하게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수시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약초맛물을 멸치 육수 대신 사용하면 맛이 개운하고 건강에도 좋다.

"비빔국수는 야채가 많을수록 좋아요. 파프리카는 씨까지 먹는 게 좋으니, 애써 털어내지 않아도 됩니다."

김 씨는 자연주의 조리법에 대해 강의했다. 수강생들은 비빔국수에 고추장이 들어가지 않는 것에 대해 어색해했다. 김 씨는 오신채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평화가 깃든 밥상'에는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아요. 매운맛은 청양고추로 맛을 내지요. 고춧가루나 고추장의 매운 맛은 기운을 흩트리기 때문에 잘 쓰지 않아요. 마늘은 맛이 너무 강해서 원재료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양념에 쓰지 말고 따로 먹는 게 좋아요."

김 씨는 국수 고명에 넣을 야채를 볶을 때도 기름 없이 물을 약간 두르고 볶았다. 그러니 훨씬 담백한 국수가 완성됐다. 유기농채소와 약초맛물, 등 불순한 재료 없이 순수한 재료만 사용해 최고의 건강 밥상이 완성됐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장소스 냉국수

재료-통밀국수 1줌, 배추 장김치 국물 2컵과 절임 홍고추 및 청고추 1개씩, 오이 1개, 토마토 1개, 새싹채소 조금, 겨자가루 1큰술

1. 메밀국수처럼 장에 적셔 먹는 국수 요리로, 배추 장김치의 국물을 장소스로 사용한다.

2. 통밀국수를 삶아 건져 아기 주먹만 하게 똬리를 튼 뒤 그릇에 담고 채 썬 오이와 토마토, 새싹채소를 담는다.

3. 장소스는 장김치국물을 그릇에 덜어 담고 김치와 함께 고추를 다져 넣은 뒤 갠 겨자를 곁들여 만든다.

4. 국수와 곁들인 채소를 장소스에 찍어 먹는다.

◆ 약초맛물 온국수

재료-쌀국수 2줌, 약초맛물 4공기, 시금치 2줌, 표고버섯 4개, 느타리버섯 1줌, 애호박 1개, 김 1장

양념-참깨양념장(참깨 수북이 4큰술, 청양고추 2개, 집간장 4큰술, 참기름 1큰술), 집간장 1/2큰술, 참기름 1작은술, 구운소금 1작은술

1. 물 4ℓ 약초맛물 재료를 넣고 중불에서 30분 정도 끓여 걸러준다. 처음 끓인 물과 두 번째 끓인 물을 합해서 사용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