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부포마을/안동대 안동문화연구소 지음/예문서원 펴냄
안동문화연구소가 과거와 전통을 통해 내일을 기약하고자 하는 작업 '유교문화권 전통마을 총서'에서 아홉 번째 자리를 차지한 마을은 부포마을이다. '물 위로 되살려 낸 천년의 마을'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부포마을은 1790년대 안동댐의 준공으로 수몰되어 버린 곳이다.
이 책에서는 먼저 부포마을의 자연환경, 역사, 세거 성씨, 그리고 오랫동안 지속된 마을 공동체 민속과 상부상조의 풍속을 정리해 보여준다. 특히 예안지역은 퇴계를 필두로 한 영남학파의 고장으로서, 부포마을은 그런 역할의 일부를 담당했다. 이와 관련된 역동서원, 월천서당, 동계서원 및 서재 등 학문공간을 다루고, 이곳을 무대로 학문적 성취를 이룬 월천 조목, 봉화 금씨, 진성 이씨 등의 학문이나 과환(科宦:과거에 급제한 벼슬아치) 등의 활동도 논한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펼쳐진 독립운동과 근현대 부포마을 사람들의 정치, 경제, 사회, 일상생활 등을 살피고, 동시에 수몰과 함께 찾아온 실향의 아픔과 그 치유 기간을 거치고 있는 현재 부포마을 사람들을 그려 보인다. 이제는 물속에 잠겨 볼 수 없는 마을이 되어 버렸으므로 과거 여러 성씨가 함께 공존하며 문화를 꽃피운 모습은 상상 속에서만 남아있다.
그러나 이 책은 과거의 기록이면서 현재의 삶이며 나아가 미래의 희망이다. 안동댐 건립과 함께 물리적 기반이 무너졌음에도 현재 마을 사람들은 수준 높은 정신세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이것은 나아가 산업화와 신자유주의의 횡행으로 황폐화된 후손들의 삶을 아름답게 비춰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희망이라 할 수 있다. 440쪽,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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