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류동민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왜 다시 마르크스일까. 2008년 미국 발 금융대란 이후 전 세계는 소수에게 부와 권력이 집중되고 있고, 사람들은 그 시스템에 저항하지 못한 채 무차별적인 경쟁을 강요받고 있고 불공정한 경쟁 구조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마르크스 강의가 부활하고 있고 일본에서 마르크스 관련 서적이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실패한 신자유주의에 대해 누구도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르크스에 대한 연구는 자본의 모순을 가장 깊숙이 파헤칠 수 있는 도구인 동시에 인간성 회복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성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을 이해하고, 마르크스 사상의 핵을 이루는 문장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고찰하고자 노력한 마르크스 해설서다.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한 저자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퍼지고 있는 희망 예찬과 위로 코드를 염려하며, 사회구조는 개선하지 않은 채 근거 없이 희망을 강요하는 사회를 걱정한다. 개인적 고뇌는 성찰하지 않은 채 구조만 개혁할 것을 주장해서도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사회과학적 이론을 견지한 채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를 전면에 내세워 사회구조의 문제와 개인의 문제 모두를 통찰하고 있다. 시대적 고민과 개인적 허무 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과 마르크스에 대한 미련을 품고 있는 3040세대에게 위로를 준다.

지금 경쟁에 압도당해 뒤처지지 않고 살아가는 데만도 버거움을 느낀다. 저자는 일상에 파묻히지 않고 개인이 사회 전체의 구조와 연결되는 지점과 방식을 이해하는 사회과학적 시야를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80쪽, 1만3천800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