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장사 경영진 협박 '사채 큰손' 경찰 로비 의혹

코스피 상장사 경영진을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구속된 C(58'구속 기소) 씨의 자금이 경찰관들에게 흘러갔다는 정황(본지 4월 4일자 6면 보도)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천억원대의 자금을 굴리며 사채시장의 큰 손으로 통했던 C씨는 한 상장사 대표를 협박, 9억원을 뜯어내고 3개 업체에 주식대금 300억원을 가장 납입해 이달 초 구속됐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경찰관들에게 접근해 수사 청탁을 한 혐의로 브로커 Y(64) 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Y씨는 2009년 2~5월 도박장 자금을 대던 C씨에게 접근해 "경찰을 동원해 당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인사를 수사받도록 하겠다"며 3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Y씨는 C씨와 적대관계에 있는 이들을 경찰에 허위고소하거나 C씨가 운영하는 업체의 직원들을 협박해 "내가 시키는 대로 경찰에 가서 말하라"며 허위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0년 1~2월에는 경기경찰청에서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한 피의자로부터"잘 아는 경찰관이 있는데 힘을 써 주겠다"며 청탁비 명목으로 1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C씨가 수사 청탁이나 사건 무마를 위해 서울지역 경찰관 수십 명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관계자는 "C씨가 굴리는 자금 규모가 워낙 큰 데다 금품이 오갔다는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고 있다. 아직 뇌물 리스트가 나온 것은 아니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씨와 Y씨는 뇌물 공여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씨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들의 고소장이 여러 건 접수되고 있어, 검찰은 이를 토대로 로비 대상이 된 경찰관들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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