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에서 우주관을 가장 획기적으로 바꾼 사건은 은하의 발견과 우주 팽창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우주의 구조와 진화를 정량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걸음마가 시작된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우주가 태초에 한 점에서 대폭발(빅뱅)이 일어나 급속팽창을 거치며 지금과 같은 우주가 형성됐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서 한 점이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4차원인 시공간이 한 점이라는 것으로 시간조차도 멈춰져 있었다는 것이다. 동양에서도 사방상하(四方上下)를 우(宇), 고왕금래(古往今來)를 주(宙)라 하였으니, 우주란 본래 공간과 시간을 함께 뜻하는 말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은하(은하수)가 약 1천억 개의 태양과 같은 별들이 모여 만들어진 집단이라는 사실과 다시 우리은하와 같은 은하들이 1천억 개가 모여 전체 우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서 우주에서 우리은하는 가장 평범하고 태양계는 우리은하 한 구석에 위치한다는 점, 지구는 이 태양계의 또 한 구석에 위치한 자그마한 하나의 행성이고 이러한 지구에서 인간이 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며 새삼 광대한 우주에 비해 인간의 보잘것없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이 실제로는 매우 최근에 밝혀진 것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러한 우주의 모습은 1929년 허블의 우주팽창이라는 혁명적인 발견에 기인한다. 이렇듯 우리는 100년 전까지만 해도 우주 공간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알지 못했고,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성운들이 우리은하의 부분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은하인지는 물론 그들의 본질과 거리도 알지 못했다. 그 당시에도 '우주는 끝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단지 '우주의 끝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옳은 표현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것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1998년 우주팽창 자체가 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우리를 다시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으며, 새로운 힘의 존재 등과 같은 가설들이 우리를 흥분시키고 있다. 인류는 우주에서도 더 먼 곳을 보고 싶어 하며, 궁극적으로는 '우주의 끝' 또는 '우주의 시작'을 보고 싶은 것이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해안에 수많은 청동거울을 설치하고 군인들이 이를 각각 움직이면서 태양빛을 반사시켜 적국 로마의 범선을 불태웠다고 한다. 이화여대, 서울대, KAIST, 부산대 교수와 연구원들로 구성된 멤스(MEMS) 우주 망원경 연구단이 제안한 차세대 망원경은 '아르키메데스 거울'의 현대판. 청동거울과 군인 대신에 반도체 초미세거울과 전자칩을 각각 사용한다. 깨알같이 작은 수많은 거울에 전자칩을 달아 전체가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멤스(초미세전기기계시스템)망원경'이라 불리는 우리의 망원경은 인간의 눈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다. 즉, 먼저 광시야각으로 관찰하다 물체 또는 빛이 잡히면 그 지점을 확대해 선명하게 보고, 움직일 경우 추적까지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만분의 일초에 이뤄지는 초고속 감시 추적용 망원경이다. 우리 연구단은 이 기술로 우주의 끝을 보고자 한다. 우주 시작 당시에 생성된 극단적인 거대에너지 찌꺼기가 아직 남아 있어 우리 망원경이 이를 포착할 수 있다면 우주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촬영, 우주의 비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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