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최근 학교폭력, 학력비관 등을 이유로 잇따르는 청소년 자살과 관련, 학생들의 '모방 자살'이 일어나지 않도록 청소년 보호에 동참해줄 것을 학부모와 지역 기관에 당부하고 나섰다.
우 교육감은 30일 발표한 호소문에서 "지난해 12월 대구의 한 중학생이 목숨을 끊은 이후 학생들이 자살하는 일이 신드롬처럼 일어나고 있다"며 "학부모와 언론 등 지역 기관'단체에 도움을 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작년 12월 사건 이후 대구에서 세상을 등지려 한 학생이 9명이며 그 중 목숨을 잃은 학생이 7명에 이른다"며 "특히 4월 말에 들어 3명의 학생이 같은 상황에 놓이고 보니 황망한 마음 그지 없다"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신의 생명을 놓기까지는 학교 폭력, 학력 비관, 친구 문제, 가정 문제 등이 주된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베르테르 효과' 또한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첫 학생 자살 사건 이후 생명을 끊는 학생의 연령층과 그 방법을 보면 우연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며 "또래의 자살에 영향을 받아 쉽게 생명을 놓아버리는 현상을 교육청과 학부모, 지역기관들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사회적 관심을 강조했다.
우 교육감은 특히 호소문에서 각 언론사들이 학생들의 생명을 살리는 최선의 치료인 예방에 동참해줄 것을 거듭 부탁했다.
그는 "청소년의 자살은 모두 정신병리로 인한 것이 아니며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로 사망한 사람의 100~400배에 달하는 자살 시도자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언론의 자살보도 권고 기준'을 정해 모방자살을 예방하고 있다. 학생들의 생명보호에 언론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숙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학생 자살을 막기 위한 교육당국 스스로의 책무도 다짐했다. 우 교육감은 "학교폭력과 위기에 놓인 학생들의 생명을 살리는 문제는 매우 어렵고 힘든 과정이지만 쉽게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절망할 수는 없다"며 "교육감인 저부터 나서서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모든 정책에 있어 생명을 살리는데 두겠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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