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스피, 3개월 제자리 뛰기 끝내나

지루한 2천선 오락가락…"삼성 빼면 아직 불안"

코스피가 3개월 넘게 1,950~2,050의 박스권에 갇혔다. 2,045.08로 올해 최고치로 장을 마감한 지난 3월 14일 코스피지수 현황판.
코스피가 3개월 넘게 1,950~2,050의 박스권에 갇혔다. 2,045.08로 올해 최고치로 장을 마감한 지난 3월 14일 코스피지수 현황판.

코스피가 박스권(증시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것) 장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난 3개월간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오르내리며 지루한 장세를 이어 왔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올 들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코스피 반등을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이 승인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시스템 위기로 번질 위험이 낮아졌다는 점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침체 일로를 걷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올 초부터 시작된 코스피 상승 랠리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일등공신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증권업계에서는 2,300선도 머지않았다며 장밋빛 전망을 앞다퉈 쏟아냈다.

실제 1월 한 달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금액만 6조3천억원을 넘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였다. 이 같은 매수세는 2월에도 이어져 4조2천억원 넘게 순매수를 기록했다. "2012년 코스피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지난해 말 증권가 예상을 뒤엎고, 반전에 가까운 초고속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는 2,000선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3월 14일 2,045선을 밟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1,980선을 겨우 회복했지만 향후 전망은 어둡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기대감에 따른 반짝 매수세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홍영기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이사는 "지금까지의 장세는 삼성전자, 현대차로 쏠림이 심화돼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몇몇 종목만의 상승 장세였다"며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1,80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박스권 벗어나나?

그러나 이달 들어 글로벌 경기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면서 코스피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수 동양증권 스펙트럼지점 지점장은 "지금까지 시장의 특징은 기업실적에 대한 부담감,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 유럽의 상황 전개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지수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유럽 상황이 진정 국면을 맞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부양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는 만큼 박스권을 벗어날 동력은 확보됐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복용 신한금융투자 시지지점 지점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강세 배경은 1분기 실적 호전"이라며 "결국 실적 호전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은 언제든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고,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어 저가 매수의 호기"라고 설명했다.

최영준 삼성증권 대구중앙지점 지점장은 "모멘텀 부재로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고 스페인 등급 하락 등의 돌발 악재가 나왔지만 단기 급락으로 높아진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도, FRB와 ECB의 경기 부양 기대,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 등을 감안할 때 코스피의 추세적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