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대학이 밀집한 경산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대학도시다. 이들 대학 12만 재학생의 절반가량이 대구에서 매일 통학한다. 또 매일 대구와 경산을 오가는 근로자도 수만여 명인 것으로 경산시상공회의소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근로자들의 발이 되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은 동구 안심에서 끊어져 있다. 경산권 5개 대학 총장들은 1호선 연장을 통해 대학도시 경산을 키우고 대구권의 상생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소경 경산1대학교 총장
대구에서 통학하는 경산지역 대학생들은 매일같이 대구 도시철도 1호선의 종착역인 안심역에서 내린 후 다시 버스를 기다리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는 스트레스로 학교에 도착할 땐 녹초가 되어있다. 대구에서 경산 하양권으로 출퇴근하는 수만 명의 근로자들도 같은 형편이다.
이런 불편함을 극복하려면 도시철도 1호선 구간을 연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현재 우리대학은 1일 700~800여 명의 학생들이 지하철과 버스를 연계하며 통학하고 있다. 경산에 있는 다른 대학의 대구권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그 수는 수십 배에 이를 것이다. 학업에 집중해야 할 많은 학생들이 매일 통학의 스트레스를 받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도시철도 1호선이 연장되면 셔틀버스 예산을 교육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어 실험'실습비를 늘리는 등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
1호선 연장으로 얻는 이득을 지역사회 발전으로 돌려 본다면 이 사업이 단지 교통편리만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구경산권 인구의 교통 편리성과 그에 따른 경제의 순환을 생각한다면 크나큰 이득이 아닐 수 없다. 도시철 1호선 연장은 대구와의 접근성의 강화를 통해 경산 산업단지 발전에 도움을 주고, 대구경산이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정현태 경일대학교 총장
대도시의 교통인프라는 특성상 광역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가지고 있는 파급성과 공공성을 감안한다면 당장 계량화할 수 없는 무형의 편익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상생의 첫걸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은 안심역이 종점이다. 종점수요의 대부분은 하양지역을 최종목적지로 한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안심역에서는 매일 우리 대학교를 위시한 여러 대학의 스쿨버스를 무슨 경연장처럼 대기시켜놓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계층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다. 사회공익적 차원에서 불특정다수가 충분히 존재한다면 적절한 시스템을 건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통행에 대한 서비스수준을 높이고, 지역개발을 유도하고, 공간적 외연을 확산시켜 나가는 순환발전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다.
1호선 하양연장도 지역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체계의 큰 그림 중 밑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대구시의 안심에서 경산시의 하양읍에 이르는 8.7㎞의 지하철을 연장하는 것이지만, 보다 큰 의미는 두 지역의 상생에 있다고 본다. 대구시와 경산시, 나아가서 경상북도는 상호동질성을 가지고 있다. 행정구역만 나뉘었을 뿐, 생각하는 것과 미래를 향해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지하철 1호선은 연장의 의미를 넘어서는 그 무엇을 우리들에게 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소병욱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경북도와 경산시가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사업'을 재추진하고 있어 만시지탄이나마 기대가 크다.
경산시는 12개 대학이 있는 대표적인 학원도시이다. 대구시에서 통학'통근하는 학생과 교직원이 하루 수만 명에 이른다. 이들의 통학'통근 전쟁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 매년 경산권 대학들의 통학버스 운영비는 수십억원에 이른다. 1호선이 연장되면 통학버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교육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교육환경 개선으로 학생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등록금 인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1호선이 하양까지 연장되면 경산이라는 도시 자체에 경제적인 활력을 불어넣어 지방대학 발전과 지역균형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서둘러 통학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대신 도시철도가 끊길 때까지의 시간을 경산에서 보낼 가능성이 높다. 교통망이 개선되면 앞으로 생길 경산경제자유구역 내의 기업유치와 인력고용에도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구와 하양을 잇는 국도 4호선은 출퇴근 시간대에 심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는데, 1호선 하양 연장이 완료되면 국도 교통량의 상당 부분이 도시철도로 전환될 확률이 높고 1호선의 만성적인 적자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도시철도 1호선의 하양 연장에 대한 대구와 경산 지역민들, 특히 관련 자자체장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홍덕률 대구대학교 총장
대구지하철 1호선의 '하양-대구대 연장'과 '1'2호선 연결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몇 차례 제기된 적이 있지만 경제적 타당성을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던 지역현안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하양'진량권의 연구개발특구 및 경제자유구역 지정, 경산산업단지 확장 등이 대표적이다. 또 석 달 전에는 각계 대표들이 참여한 '맑은 문천지 추진협의회'가 결성돼 문천지 주변을 고품격 휴양지로 개발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안심에서 하양까지 연장하는 것은 물론 2만3천 명의 대구대 교직원과 학생이 생활하고 있고 문천지와 대규모 산업단지가 위치하고 있는 진량의 대구대까지 연장돼야 하는 이유다. 그다음에는 2호선과도 연결해야 한다. 이는 지난 1월 경산 5개 대학 총장들이 참여하는 '대구지하철 1호선 하양'진량 연장 및 순환선 구축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선언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1호선의 하양-대구대 연장과 1'2호선 연결은 12개 대학이 위치한 경산의 5천여 교수'직원과 12만 학생이 편리하게 교류'협력할 수 있게 하고, 대학들에 산재해 있는 연구'교육'문화 인프라의 활용률도 높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대학도시 특별법' 제정, 문천지 개발, 1호선의 하양'진량 연장, 그리고 1'2호선 연결 등도 모두 그런 비전 아래에서 추진돼야 할 과제들이다.
◆이효수 영남대학교 총장
2004년에 '지하철 2호선 경산까지 연장돼야' 라는 제목의 경제칼럼을 매일신문에 기고한 적이 있다. 당시 경산시는 지하철 2호선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경전철 7.4㎞ 건설을 확정하는 단계에 있었다. 나는 몇 차례에 걸쳐 경산시를 방문해 경전철 건설의 부당성과 지하철 2호선의 연장 논리를 강하게 폈고 마침내 지하철 2호선의 연장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오늘 같은 논리로 대구도시철도 1호선은 하양까지 연장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자 한다.
핵심논리는 경산시는 물론 대구시의 입장에서도 연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하철은 네트워크 효과와 범위의 경제효과가 극대화되도록 건설돼야 한다. 편의성과 신속성을 확보함으로써 이용승객 수를 최대화할 수 있고, 그 결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나라에서나 지하철은 행정구역으로서의 시 경계보다 생활권 중심으로 건설되어 있다. 하양에는 3개의 큰 대학이 있다. 대부분의 재학생들이 대구시민이고 대구에서 통학을 한다. 또한 경산시에는 현재 12개의 대학과 큰 산업단지까지 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대구도시철도 1호선을 하양까지 연장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12개 대학과 산업단지를 연계하는 1'2호선 순환 광역도시철도가 건설돼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구도심권과 경산시가 하나의 생활권이 돼 시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생 중심 행정이며, 지자체간 협력을 통한 상생의 모델이 아니겠는가!
정리'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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