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야구장 건설 공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물산을 비롯한 대형 건설업체들이 대구시가 산정한 공사비로는 적자 공사가 불가피하다며 입찰 신청을 포기한 것이다. 시는 당장 재입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건설업계는 '공사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업자 참여가 불투명해 당초 하반기 착공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가 조달청에 의뢰해 2일 대구야구장 설계'시공 일괄 입찰(사전심사)을 마감한 결과 신청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 건설업계는 대형 건설사들의 대구야구장 입찰 포기 배경으로 '공사비'를 지목하고 있다. 입찰 공고상 대구야구장은 관람석 2만4천 석, 연면적 5만7천㎡ 규모로 총 공사비는 1천14억원 수준.
건설업계는 "입찰 공고상 공사비는 주요 대형 건설사가 예상하는 금액보다 200억~300억원 모자란다"며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간 광주야구장은 기존 축구장을 철거하고 확대 리모델링하는 방식인 데 비해 맨 땅에 짓는 대구야구장은 토목 공사비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번 대구야구장 입찰에서 지역 업체 참여 비율을 49%로 못박았지만 낮은 공사비 때문에 지역 업체조차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주요 대형 건설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공사비 문제를 해결하고 이르면 이달 중순쯤 재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사태 해결은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공사비를 높이면 착공 연기가 불가피하고, 공사비를 그대로 유지하고 설계 변경을 통해 단가를 낮출 경우 '명품 구장 건설'이라는 당초 취지가 빛바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국비 지원을 통해 공사비를 높일 경우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절차에 따라 공기가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며 "설계 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낮추는 방안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역 건설업계는 "설계 변경은 결국 건축의 질을 떨어뜨리기 마련"이라며 "명품 구장 건립이라는 당초 취지를 고려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2월 대구야구장 건립계획 공식발표 이후 개발제한구역 해제, 도시계획시설결정 등 사전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고, 삼성 측은 야구장 무상 사용과 관리운영에 따른 공사비 일부(5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시는 삼성물산에서 대구야구장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삼성 측은 이번 야구장 건립 공사까지 수주할 경우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과 낮은 공사비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최삼룡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공사 유찰에 따라 삼성물산뿐 아니라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대구야구장 건립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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