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리도 금속도, 우린 물로 짜르고 디자인하죠"…대구워터젯

고에너지, 초고수압 가공…변형·미세균열 없어, 초대형 SJA-05015

대구워터젯은 최신 기계들과 우수한 기술력으로 절단임가공 전문업체로 성장 중이다. 회사 직원들이 자신들이 절단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워터젯은 최신 기계들과 우수한 기술력으로 절단임가공 전문업체로 성장 중이다. 회사 직원들이 자신들이 절단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이유진 대표
이유진 대표

'물로 모든 것을 잘라낸다.'

대구 성서산단 내에 위치한 '대구워터젯'은 지역에 단 두 곳뿐인 워터젯 업체로, 가장 많은 기계를 보유한 기업이다. 회사는 물로 모든 제품을 절단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절단임가공 전문업체로 성장 중이다.

◆물로 절단한다

물건을 절단하는 방식에는 이용방식에 따라 워터젯과 레이저, 플라스마, 가스 등이 있다. 레이저는 절단면이 깨끗하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워터젯 가공은 초고압 펌프를 이용해 물의 압력을 3천~4천기압까지 만들어낸 뒤 이를 미세한 노즐을 통해 분사시켜 초당 900㎜의 빠른 속도 에너지를 이용한 물리적 힘과 마찰력을 이용해 소재를 절단하는 기술이다. 필요하면 초고압의 물에 고체 연마재(규사)를 첨가해 물의 속도 에너지와 고체입자의 절삭성을 이용한 절단도 가능하다. 대구워터젯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연마재를 이용한 절단 방법을 사용한다"며 "기계에 따라 두께 0.01~200㎜의 소재를 자를 수 있다"고 말했다.

워터젯은 기존의 절단 방법과는 전혀 다른 공법의 신기술이다. 고에너지, 초고수압 가공이므로 제품에 대한 변형 및 잔류 응력, 미세균열 등이 없다. 기존의 절단 방법으로는 불가능하거나 취약했던 소재에도 적용이 가능해 고경도 재질에서부터 유리, 석재 등도 절단할 수 있다. 또 형상에 영향을 받지 않아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하며 복잡한 제품의 절단에 적합하다.

이유진(38'여'사진) 대표는 "노즐을 2개 이상 사용할 수 있어 동시에 여러 개의 제품 절단이 가능하며 제품을 겹쳐서 자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며 "물을 이용한 절단이므로 폭발성, 산화성, 휘발성이 있는 제품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워터젯 선두 기업

2005년 문을 연 대구워터젯은 지역에 워터젯이라는 분야를 개척하는 데 앞장선 회사다. 대부분의 절단가공업체들이 레이저와 플라스마를 이용하고 있었던 시기에 이 대표는 워터젯으로 뛰어들었다. 세라믹 회사에서 근무하던 이 대표는 2004년 출산을 한 뒤 육아를 고민하다 창업을 생각했다. 그는 "회사의 자동화라인을 설치한 업체 직원들로부터 워터젯 기계를 국산화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기계가 운영되는 것을 직접 보니 이 아이템이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본인의 회사를 가지면 아이를 옆에 두고 키울 수도 있을 것 같아 곧바로 대구워터젯을 세웠다.

이 대표는 "처음 기계를 들여오기 전에 반 년가량을 기계제작 업체에서 머물면서 운영방법과 프로그램 제작법 등을 배웠다"며 "1억5천만원짜리 기계를 계약금 3천만원을 지불하고 구입해 곧바로 운영했다"고 말했다.

회사의 성장에는 주변의 도움도 컸다. 워터젯 기계를 제작한 회사에서 처음 가공물량을 보내줬던 것. 영업망이 없는 회사에는 큰 도움이 됐다. 이 대표가 1년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주문을 받아내면서 창업한 지 1년 만에 기계 한 대로는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문이 늘어났다. 이 대표는 "2006년 7월에 곧바로 더 큰 기계를 추가했다"며 "그렇게 매년 성장을 해 지금은 총 5대의 워터젯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재산은 기계뿐 아니라 이를 다루는 인력들이다. 섬세함이 필요한 절단작업에 다년간 숙련된 직원들의 기술은 그만큼 제품의 질을 올려놓았다. 이 대표는 "워터젯이라는 분야가 생소하다 보니 전문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웠다"며 "처음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 지금까지 회사에 있으면서 기술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회사 사무실에는 그동안 쌓아올린 기술력을 선보이듯 예술작품처럼 정교한 가공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직원의 기술력이 커지는 만큼 성장도 꾸준히 진행됐다. 문을 연 지 3년 만에 ISO 9001 인증을 획득하고 그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2009년 벤처기업으로 등록됐고 성서산단에 공장을 준공해 옮겼다. 회사 관계자는 "2010년에는 기업부설연구소를 만들어 제품의 품질을 올렸다"며 "또 당시 국내 최대 워터젯인 SJA-05015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SJA-05015는 가로 15m, 세로 5m 크기의 물체를 절단할 수 있는 초대형 워터젯이다.

13명의 직원으로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구워터젯은 올해 25% 성장한 25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 대표는 "워터젯은 불가능할 것 같은 스펀지와 유리, 플라스틱 등 모든 분야의 절단이 가능해 그 성장성이 무한하다"며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최고의 워터젯 절단 기술을 가진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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