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굳게 닫혀 있던 타선 집중력의 자물쇠에 키(Key)를 꽂았다. 그동안 맥 잃은 모습으로 일관했던 타선은 여태껏 보여줬던 부진을 털어내듯 한꺼번에 폭발했다.
삼성이 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다섯 번째 대결서 10대0 대승을 거두며 두산전 연패를 끊어냈다. 모처럼 투'타의 조화를 뽐낸 삼성은 올 시즌 가장 큰 점수차로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 선발투수 탈보트는 팀 타율 2위(0.288)의 두산 타자들을 맞아 7회까지 안타 4개만 내주고 무실점 하며 3승째를 챙겼다. 타선은 올 시즌 처음으로 한 이닝 6득점을 뽑아내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탈보트를 지원했다.
4회까지만 해도 삼성의 방망이는 물먹은 솜방망이처럼 무겁기만 했다. 류중일 감독은 부진한 타선에 기폭제로, 타순을 대폭 개편하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시즌 처음으로 이승엽과 배영섭을 선발명단에서 제외시킨 대신 진갑용을 5번 중심타선에, 출장이 드물었던 조영훈'정형식을 선발출장시키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하지만 삼성 타자들은 3승을 거둔 두산 선발투수 임태훈을 상대로 4회까지 안타 없이 볼넷만 2개 얻어내는 빈타에 허덕이며 류중일 감독의 표정을 어둡게 만들었다.
잠잠했던 타선이 대폭발 한 건 5회였다. 선두타자 채태인이 우익수 옆 2루타로 포문을 열자 조영훈이 우익수 앞 안타로 채태인을 3루에 보내며 분위기를 달궜다. 손주인의 볼넷과 정형식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낸 삼성은 김상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서 박한이가 우익수 앞 2타점 적시타로 3대0까지 달아났다. 달아오른 타선은 바뀐 투수 서동환을 상대로 최형우의 안타(1타점)로 1점을 보탠 뒤 진갑용의 볼넷으로 얻은 2사 만루서 채태인이 볼넷을 골라내며 밀어내기로 또 한 점을 추가했다. 조영훈까지 바뀐 투수 정대현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6회에만 삼성은 타자 일순하며 6득점을 거뒀다.
삼성이 올 시즌 치른 19차례 경기서 1이닝에 6점을 얻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앞선 18차례 경기서 80득점 했지만, 1이닝 최다 점수를 뽑아낸 건 4월 20일 한화전서 2회 5점을 거둔 게 최고였다. 4점은 1차례, 3점은 9차례, 2점은 10차례였고, 24차례는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달궈진 방망이는 6회에도 계속돼 최형우의 적시 2루타에 이은 진갑용의 릴레이 2루타 등으로 3점을 더 추가했다. 8회 1점을 더 보탠 삼성은 4월 12일 KIA전서 10득점(10대2 승) 한 후 시즌 두 번째로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는 최형우는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모처럼 4번 타자로서의 존재감을 알렸다.
삼성 선발투수 탈보트는 총 89개의 공으로 7회까지 두산 타선을 4피안타 1볼넷으로 잠재웠다. 직구최고구속을 145km까지 찍은 탈보트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투심을 섞어 던지며 두산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3승1패로 팀내 최다승 투수에 오른 탈보트는 6.28까지 치솟은 평균자책점을 4.22로 낮췄다.
한편 한화는 잠실에서 LG를 4대1로 누르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목동에서는 롯데가 넥센에 4대2로 승리했고 광주에서 만난 SK와 KIA는 12회 연장승부를 펼쳤지만 6대6으로 비겼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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