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원에 의한, 단원의 '연극 종합선물세트'

대구시립극단 16일부터 정기공연 '단원열전' 무대에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이국희)이 지역의 연극팬을 위해 연극 '종합선물세트'를 마련했다. 대구시립극단은 제28회 정기공연으로 연작공연 '오뉴월 단원열전'을 16일부터 6월 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기존 정기공연과 달리 단원들이 직접 뽑은 연극을 단원들이 연출'연기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다양한 작품들을 연작 형태로 공연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원하는 작품 공연 의욕 넘치는 무대

이번 공연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단원들이 수동적으로 배역을 소화하는 기존 시스템에서 탈피해 단원들이 작품 선정부터 캐스팅, 연출, 연기 등 모든 과정을 능동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단원들의 역량을 높이고 단원들 스스로 원하는 작품을 공연함으로써 동기 부여를 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작품 또한 여성 단원들로만 구성된 연극(이웃집 쌀통)과 남성 2인극(청문), 멀티맨이 나오는 연극(황소 지붕 위로 올리기), 블랙코미디 연극(놈.놈.놈… 그리고 女) 등으로 단원들의 개성을 잘 표현하고 자신의 장기를 펼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관객 입장에서는 1개 작품만 감상할 수 있었던 기존의 정기공연과 달리 여러 작품을 잇따라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대구시립극단은 공연 이후 호응이 좋은 1개 작품을 골라 거창국제연극제 및 한국국공립극단페스티벌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소극장에서의 장기공연도 고려하고 있다. 대구시립극단 제작기획 이완기 씨는 "단원들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에 의욕이 넘친다. 다양한 결과물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성 있는 4개 작품 선보여

'단원열전'의 첫 작품은 백은숙, 김미화, 김경선, 김효숙 등 4명의 여성단원으로 제작된 '이웃집 쌀통'이라는 작품이다. 평범한 주택가 골목길에 버려진 쌀통 안에서 살인사건의 단서를 동네 아줌마들이 발견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린 연극으로 2010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이다. 두 번째 작품 '황소 지붕 위로 올리기'는 살림하는 남편과 돈 버는 아내의 좌충우돌 부부 이야기를 소재로, 부부 사이의 생활이 황소를 지붕 위로 올리는 것만큼이나 어려울지라도 함께 살아가고 꿈을 꾸는 그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전달하는 연극이다. 멀티맨 특기를 가진 배우 박상희(극단 단원)의 연기력이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세 번째 작품 '청문'은 극단 단원 천정락과 2012 대구연극제 최우수연기상에 빛나는 배우 최우종 등 두 배우가 출연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남부러울 것 없이 비쳤던 한 집안의 가장이 한강에 투신하면서 그의 앞에 나타난 역사라는 개인의 자아와 마주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자화상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 '놈.놈.놈… 그리고 女!'는 단원 강석호, 황승일, 박찬규, 김정연이 출연하며 복권을 쟁탈하기 위한 현대인의 탐욕이 무참히 드러나고 이를 통해 현대인의 웃지 못할 슬픈 자화상을 대면하게 하는 블랙 코미디 연극이다. 053)606-6323, 6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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