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이라는 말 따위는 속담에서나 있다."
현대자동차의 산타페는 2000년 출시 이후 250만 대 넘게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이름을 바꾸지 않고 지속적으로 신모델을 내놨다는 것은 일종의 자신감이다. 자신감은 사전 광고에서 먼저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적용된 '블루링크'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신기술 적용, 그리고 '힘'과 '정숙성'이었다. 사전 광고를 접한 고객들은 사전 계약 1만8천 건으로 화답했다. 쏘나타, 그랜저에 이어 많은 사전계약 건수다.
이달 2일 신형 산타페 시승에 나섰다. 대기하고 있던 모델은 디젤 e-VGT R2.2 4WD Exclusive(3천776만원)였다. 최고급 모델로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 8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 브라운 가죽시트,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등을 갖춘 스페셜 에디션까지 포함됐다. 선택 사양까지 다 합하니 총 가격은 4천만원을 넘어섰다.
외형은 다소 변해 있었다. 현대차는 폭풍의 생성과 소멸 속에서 빚어지는 자연의 강인함과 섬세함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고 했다. 그 표현대로 느낌이 전해지진 않았지만 쉽게 봐서 헤드램프가 날렵해진 것 같았고 라디에이터 그릴이 쏘나타, 그랜저와 닮은 꼴이었다. 뒤태는 단순해보였지만 베라크루즈를 떠올릴 법했다.
시승 전 광고를 통해서도 익히 알려진 산타페의 자랑, '블루링크' 시스템을 봤다. GM의 '온스타'나 포드의 '싱크'처럼 텔레매틱스 기술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거리와 시간, 장소에 상관없이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주차된 차에 시동을 미리 걸 수 있고 에어컨이나 히터도 물론이다. 원격으로 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으며 대형 주차장에서도 주차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에어백이 터졌을 땐 자동으로 긴급구난센터에 사고 현황이 접수된다고 한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시승 구간은 북구청네거리를 시작으로 신천대로 성북교 진입부~칠곡 IC를 거쳐 군위 IC로 빠져 국도를 타고 대구로 돌아오는 구간으로 삼았다. 고전이 돼버린 스마트키 문열림, 버튼시동에 이어 최대 12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자동시트로 시승 준비를 마쳤다.
직접 몰아보니 엔진힘이 일품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나갔다. 부드러움 속에서도 '힘깨나 쓰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힘은 고속구간에서 확인했다. 군위터널로 향하는 오르막에서 시속 160km까지 속도를 올렸지만 울컥대기는커녕 "겨우 이 정도 밟냐"는 듯 무리가 없었다. '심장' 하나는 웬만한 고급 수입차에 견줄 만했다. 실제 산타페의 최고출력은 200마력, 최대토크는 44.5㎏'m으로 힘과 순간 가속력이 우수하다. 현대차 측은 정숙성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가속시 들리는 풍절음에도 엔진음은 섞였다. 물론 디젤 엔진의 특성상 약간의 소음은 날 수밖에 없다. 행여 몇 년을 탄 뒤에도 이 정도 정숙성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긴 한다.
쏠림 현상은 여타 SUV에 비해 나았다. 구동선회제어장치(ATCC) 덕분이라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었다. 연비는 ▷시내주행 9.6km/ℓ ▷고속주행 14.9km/ℓ ▷국도주행은 16.9km/ℓ까지 나왔다. 가다 서다를 반복한 시내주행, 급가속과 급제동을 시험해본 고속주행, 시속 80km로 정속주행한 국도주행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현대차가 ℓ당 14.2㎞라고 밝힌 공인연비와 큰 차이는 없었다.
가격은 ▷2.0 2WD 2천802만~3천394만원 ▷2.0 4WD 3천62만~3천604만원 ▷2.2 2WD 2천996만~3천558만원 ▷2.2 4WD 3천214만~3천776만원이다. 다만 각 모델별 선택사양이 고객들의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주력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이는 2.0 2WD Premium 모델의 경우 3천8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통풍시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8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이 선택사양으로 돼 있어 이들을 합하면 3천300만원을 훌쩍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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