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내홍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제19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순번 결정을 위한 당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시비가 계파 갈등을 넘어 분당사태로 이어질 조짐이다.
특히 그동안 당내 비주류의 집중공격을 받아 온 당권파의 핵심,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전국운영위원회의 사퇴권고를 거부하며 '당원총투표'로 신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밝혀 내홍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는 6일 부정선거 파행의 책임을 물어 공동대표-경선 비례대표 후보 전원 사퇴를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자신은 지도부 공천이 아닌 당원들의 선택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된 것"이라며 "사퇴여부도 당원의 손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당내 최대계파인 당권파가 총투표형식의 '공식절차'를 통해 면죄부를 받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시민 진보당 공동대표 역시 "당원투표가 정치적 정통성,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당원명부에 대한 전면 검증을 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앞서 당권파는 김재연 청년비례대표 당선자를 내세워 비주류의 비례대표 후보 사퇴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했으며 당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나아가 당권파는 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는 7일 "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해 국회에서 언론사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공청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당내 비주류는 선거관련 정보부터 먼저 투명하게 공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공세를 폈다. 유 공동대표는 "당 운영, 선거 등과 관련된 정보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당원과 국민 앞에 최대한 공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며 "조사결과에 대한 공방에 앞서 모든 사실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진보당의 내홍에 대해 진보진영인사들의 비판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 특히 당권파에 대한 진보진영 인사들의 거부감이 노골적으로 표시되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석기 당선자의 당원총투표 제안에 대해 '너 따위의 사퇴를 묻기 위해 총투표까지 하느냐!', '당원총투표결과는 어떻게 믿을 것이냐!'는 원색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진 교수는 김재연 청년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거부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드러누워 배 째라는 식'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공지영 작가 역시 '김재연 당선자의 기자회견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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