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오늘 역사적 대결이 펼쳐졌다. 인간 최고수와 슈퍼컴퓨터의 체스 한판 승부. 대국장에 오른 선수는 가리 카스파로프(1963~)와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였다. 카스파로프는 1985년 최연소 체스 그랜드마스터에 오른 뒤 세계 랭킹 1위를 지켜온 인물이다. RS/6000 병렬형 수퍼컴퓨터인 딥 블루는 초당 2억 번의 행마를 검토할 수 있으며 과거 100년 간 열린 주요 체스 기보가 입력돼 있었다. 둘은 지난해 자웅을 겨뤄 카스파로프가 4대 2로 이긴 바 있었다.
이번 재대결은 총 6차례로 진행됐는데 1, 2차전은 서로 1승씩 가져갔고 3, 4, 5차전은 무승부였다. 드디어 운명의 결승 대국. 카스파로프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기 위해 이 게임을 한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승부는 의외로 싱거웠다. 단 19수만에 돌을 던져버린 것. 카스파로프는 5차전을 치르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냉정한 컴퓨터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2005년까지 세계 랭킹 1위를 줄곧 지켜오다 체스계에서 은퇴한 그는 작가이자 정치가로 변신, 2008년 러시아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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