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8명에 R&D 전담부서 갖춘 기술력 '짱' 강소기업…㈜에이스이노텍

창호용 클러·오토록 생산

에이스이노텍(주)은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직원들의 유연한 사고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위해 교육과 연수에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는 회사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에이스이노텍(주)은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직원들의 유연한 사고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위해 교육과 연수에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는 회사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안경규 대표
안경규 대표

9일 오후 2시 대구 성서 5차 첨단산업단지 내 에이스이노텍㈜ 건물. 각 사무실 입구에는 부서 이름 대신 다른 명칭이 붙어 있었다. 경영지원실은 '희망실', CEO실은 '공감실'로 바뀌어 있었다. 안경규(61'사진) 대표는 "즐겁고 유연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딱딱한 부서 명칭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창호용 롤러와 오토록을 생산하는 에이스이노텍은 열린 경영, 교육 경영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부드러운 회사'다.

◆포장회사가 창호회사로

에이스이노텍의 전신은 1978년 대구 북구 칠성동에 설립된 '대구포장'이다. 당시 대구포장은 이름 그대로 포장제품을 생산했다. 안 대표는 "처음 회사는 수박을 포장하는 끈을 만들었던 것으로 안다"며 "내가 회사를 맡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고 말했다.

대구포장은 1987년 '대구산업'으로 이름을 바꾸고서 창호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 안 대표는 "아파트 건설 붐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창호 분야 기업들이 덩달아 성장을 하게 됐다"며 "이때에 맞춰 포장사업을 접고 창호용 롤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안 대표가 회사 업무를 맡게 된 것은 1995년 대산산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3공단에 자리를 잡은 뒤부터다.

본격적으로 창호용 부품을 생산했지만 곧바로 IMF가 닥쳤다. 하지만 에이스이노텍은 부도 위기를 잘 벗어났다. 안 대표는 "큰 금액의 어음을 거래하던 회사들 상당수는 종잇조각이 된 어음 때문에 문을 닫았다"며 "하지만 우리는 소액 어음으로 거래한 덕분에 제품값을 제때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회사는 2000년 창호용 롤러를 동남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기술력을 올리기 위해 2003년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과 기술제휴를 했고 2004년 에이스이노텍으로 법인을 설립하면서 회사는 기술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기술 중심 회사

에이스이노텍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크지 않은 규모의 회사임에도 2005년 연구개발전담부서를 설립해 제품의 성능을 올리기 위한 연구에 몰두했다. 이듬해 사업 다각화를 결심, 종합 하드웨어 업체를 선언했다. 창호용 오토록 핸들을 개발한 것. 2007년에는 연구개발전담부서를 기업부설연구소로 전환했다.

안 대표는 "우리 연구소는 단순히 이름만 '연구소'가 아닌 실질적인 기술과 제품을 연구하는 곳이다"며 "오토록의 경쟁력을 위해 자체 디자이너까지 두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소에는 디자이너를 포함해 4명이 근무 중이다.

덕분에 회사의 오토록 핸들은 다양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디자인을 모두 특허등록하는 것은 물론 자체 기술력과 디자인을 접목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오토록 개폐 테스트를 3만 회씩 실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내구성을 높이고 흔들림을 없애는 등 불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성서 5차단지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장 규모도 키웠다. 품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4억원짜리 기계도 들여놨다. 안 대표는 "작업 시간도 단축하고 불량도 줄일 수 있어 훨씬 제품의 완성도가 올라갔다"며 "앞으로 다른 공정도 자동화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단순 창호용 하드웨어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가진 창호용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교육 중심 회사

회사의 자랑인 기술력은 교육 중심 경영철학에서 나온다. 그동안 건설경기의 불황이 계속돼 왔음에도 회사가 매년 꾸준히 성장을 한 비결은 사내외 교육과 연수를 통한 유연한 사고 덕분이다.

안 대표는 "생산, 관리, 영업 등 기업활동의 모든 부분은 사람이 중심이다"며 "직원에 대한 꾸준한 교육은 그만큼 사람의 마인드를 바꾸고 회사의 능률을 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에 대한 안 대표의 열정은 본인에게서 시작된다. 그는 1995년 경북대 최고경영자과정을 마친 후 배움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강렬해져 교육이나 연수가 있으면 달려가 수강을 했다. 늦깎이로 2009년 영남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올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는 "배울수록 스스로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되고 사람을 대하거나 경영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웃음을 보였다.

안 대표는 배움을 통한 성장을 직원들에게도 권했다. 그만큼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직원들은 매월 한 차례 1시간 이상 회사 간부나 교수 등 외부인사로부터 경영혁신과 의식 및 안전교육 등에 대해 교육을 받는다. 관리자 등은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표준협회, 카네기연구소 등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연수도 받는다. 안 대표는 무료든 유료든 가리지 않고 직원들에게 교육을 받으라고 강조한다. 그는 "한일기술교류재단에서 실시한 일본에서의 14박 15일 연수와 도요타 자동차 연수 등에도 직원들을 보냈다"며 "우리 직원 중에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고 말했다.

38명의 직원으로 지난해 58억원의 매출을 올린 에이스이노텍은 올해 목표를 70억원으로 잡았다. 안 대표는 "상반기 경기가 좋지 않지만 수출에 좀 더 집중하고 새로운 기술을 가진 오토록을 선보인다면 가능할 것 같다"며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이 될 때까지 교육 중심, 기술 중심 경영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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