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13대 종정 진제(眞際'78) 대종사는 최근 도박 파문을 일으킨 스님들을 연일 비난하면서 거듭 사과했다.
진제 스님은 10일 동화사에서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열린 봉축 기자간담회에서 "중생의 습기는 참으로 무섭다. 중생의 습기를 지닌 이는 여자와 돈, 화려함 등을 탐내고 욕심을 낸다. 스님들이 삭발해 절집에 있지만 중생의 습기에 놀아나기도 한다. 확고한 신념을 지닌 자만이 중생의 습기에 물들지 않는다"고 도박 파문을 일으킨 스님들을 비난했다. 진제 스님은 이어 "내가 대신 참회한다"며 "일단 총무원에서 잘 관리해 지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진제 스님은 9일에도 "도박 파문을 일으킨 스님들은 삭발 염의하고 먹물 옷을 입을 자격이 없으며 시주 밥 얻어먹을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진제 스님은 간화선(看話禪'화두를 근거로 수행하는 참선법)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진제 스님은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간화선이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화두를 가지고 '참나'를 갈구하다 보면 비로소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 내면은 깜깜 절벽이라 고뇌의 연속이다. 그런 고뇌 속에 불평불만이 생기는데 이를 없앨 수 있는 것이 간화선이다"고 했다.
진제 스님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간화선 대법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인들은 법회가 끝난 후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는 것. 진제 스님은 "동양사상의 진수인 간화선만이 궁극적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며 "간화선을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해외 법회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제 스님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중'고등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조했다. 진제 스님은 "학교폭력 문제는 교육 풍토가 상실됐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려면 인성교육 5가지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둘째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웃어른을 공경해야 한다. 셋째 친구를 사귐에 있어 믿음'사랑'존경으로 대하고, 넷째 맡은 바에 성실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몸과 마음을 맑게 하고 다른 생물을 존경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진제 스님은 "새나 사람이나 다 존경해야 한다. 죽음을 앞에 두고는 새나 사람이나 모두 눈물을 흘린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며 "이 다섯 가지가 있고 나서야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어떤 기준으로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지를 묻는 말에 진제 스님은 "대통령에 나오는 분들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세계평화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정부패를 해서 언론에 노출되기도 하는데 가진 사람들이 손을 내미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 또한 우리나라는 분단이 되면서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었다며 이런 비극이 없도록 남북한 모두 대포와 총'칼을 모두 던져서 녹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조계종에서는 통합종단 출범 50주년을 맞아 통불교적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담기 위해 '조계종' 종명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진제 스님은 단호하게 반대했다. 진제 스님은 "진리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지,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옳지 않다. '조계종'이라는 명칭은 천고의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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