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스업체 주유소 함께 소유, 연간 수억원 시민혈세 빼먹기

저온서도 비정상적인 폭발, 연료계통 마모 고장 원인…대형 인명사고 발생

경북 버스업체 2곳이 경유에 등유를 혼합해 사용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그 중 한 곳인 성주 A교통 차고지.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경북 버스업체 2곳이 경유에 등유를 혼합해 사용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그 중 한 곳인 성주 A교통 차고지.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경유에다 등유를 섞어 사용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안동과 성주지역 시내버스 업체는 사실상 경영주가 같은 인물인 C(48) 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C씨는 고령의 2개 시내버스 업체까지 운영하고 있는 데다 모두 성주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공급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C씨가 실소유주인 성주의 한 주유소에서 경북지역 상당수 버스회사에 기름을 공급해왔기 때문에 지역 시내버스의 혼합연료 사용이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불법 유사연료 사용은 버스업계가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은 물론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 심각성을 더한다.

◆한통속 버스업계와 당국의 늑장 대응

경유에다 등유를 혼합한 유사연료를 저장'보관해오다 적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성주 A업체와 안동 B업체, 이들 업체에 기름을 공급해온 성주 D주유소 등은 모두 경영주가 같은 인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업체 대표들도 서로 다른 업체의 이사나 감사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유사연료 사용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도 실 경영주인 C(48)씨가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 유조차량 운전자의 실수로 잘못 주유한 것"이라는 소명자료를 제출했다. 또 2개 지역 버스업체에 기름을 공급해온 성주의 D주유소 관계자도 경찰 조사에서 차량 운전자의 잘못이라는 진술을 해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국석유품질관리원 대구경북본부는 지난 1월 중순 유사경유 사용에 대한 제보를 받고도 현장조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약 3개월이 지난 3월 15일 안동과 성주지역 2개 시내버스 회사에 대한 연료탱크 등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더욱이 고령의 2개 시내버스 회사에 대해서는 이보다 한 달 더 늦은 4월 25일에야 시료를 채취했다. 결국 시내버스 업체가 경유와 등유를 섞은 유사연료를 임의로 폐기처분하거나 사실을 은폐할 시간을 내준 셈이다.

시내버스 업체들은 유사연료 사용에 따라 단가차액에 따른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경유와 등유의 가격차이는 400원 정도. 이들 업체들이 연간 경유 사용량 150만ℓ에 등유를 40%~60% 섞어 사용했을 경우 연간 2억4천여만원에서 3억6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심각한 안전성 위협

게다가 경유 사용량에 따른 유가보조금을 받고 있는 업체들로서는 유사연료를 사용하고도 경유를 사용한 것으로 보조금을 허위 신청해 수령해 또 다른 이득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것은 유사연료를 사용했을 경우 윤활성이 떨어져 연료 분사기나 연료 고압펌프에 마모가 발생해 차량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량 전문가들은 특히 경유와 등유를 섞어 운행하는 차량은 "낮은 온도에서 비정상적으로 폭발해 내리막길이나 고속주행시 갑작스런 엔진정지로 제동장치가 말을 듣지 않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성주 고령'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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