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남양학교 지적장애 학생들 매주 수요일 두산오거리 캠페인
"아즈씨이~, 안녀~하세여. 조언 하르어 대세여."(아저씨,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9일 오전 8시 대구 수성구 지산동 두산오거리. 차량 운전자와 출근하는 회사원들은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학생들을 보고 의아해하다가 이내 밝게 웃었다. 학생들의 말투는 어눌했지만 웃는 모습이 아주 밝았기 때문이다.
대구남양학교 지적장애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 '미소 친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해 6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8시 10분 두산오거리에 얼굴을 내민다. 이날 대구시 사회봉사과 직원들과 대구 친절서비스 문화원 회원 등 50여 명도 동참했다.
학생들은 '활짝 웃어요, 좋아해요' 등 자신의 입맛에 맞게 인사했고,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호응했다. 조병철(55·대구 남구 봉덕동) 씨는 "처음 인사를 받았을 땐 깜짝 놀랐다"며 "멀쩡한 시민도 못하는 일을 하는 걸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고 했다.
외국인들은 학생들의 인사에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황상범(19) 군은 외국인이 지나가면 '굿모닝, 굿모닝'을 외쳤다. 이춘섭(60) 교감은 "외국인들은 한국 시민들보다 표현력이 풍부해 학생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캠페인에 참여한 노명균(20) 군은 "워낙 인사를 좋아해서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진다"며 "다른 수업 때문에 인사를 못 하는 날은 개운하지 않다"고 했다.
오전 9시가 되자 학생들은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두산오거리에서 황금네거리 쪽으로 걸으면서 길거리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쓰레기가 아닌 돌, 잡초 등을 봉투에 담는 학생도 있었지만 교사들은 말리지 않았다. 두 손을 사용해 큰 쓰레기를 치우던 김유나(20·여) 씨는 "(줍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주민 최모(43·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장애학생들이 집 앞 거리를 청소해서 부끄러웠다"며 "장애학생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양광석 대구시 시민협력 담당은 "'미소친절 도시 대구'를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지역의 남양학교와 함께 캠페인을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문경, 여수, 삼척 등 20개 지자체가 대구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녀갔다"고 말했다.
최성환(61) 남양학교 교장은 "미소 친절 캠페인이 장애학생들에게는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봉사한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게 한다"며 "지역주민에게는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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