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5'15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이 11일 오후 대구를 찾아 학생'교사'학부모들로부터 학교폭력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기존의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 대신 마련된 '1박 2일 쓴소리 듣기 투어'의 일정이었다.
유력 당권주자인 황우여 전 원내대표 등 9명의 후보들은 이날 오후 3시쯤 대구 중구 '대구청소년종합지원센터'를 찾아 1시간 동안 참석자들로부터 생생한 여론을 수렴했다. 특히 여성 몫으로 지도부 입성이 확실한 이혜훈 의원은 "집의 아이가 '빵셔틀'(친구에게 상습적으로 빵 심부름 등 잔심부름을 시키는 행위)을 당해 봐서 학교폭력을 잘 안다"고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해법은 참석자들의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신경식 대구교원총연합회장은 "대구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게 돼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운을 뗀 뒤 "학교폭력은 입시 중심의 교육과 가정교육이 얽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학급당 인원 축소, 교사 출신 교육과학기술부 간부 확대, 서울 중심의 교육정책 탈피 등을 요구했다. 또 이곡중 구현희 교사는 "남자 교사의 비율을 높이고 전통적 방식인 '사랑의 매'를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고, 대구북중 홍대우 상담부장 교사는 "대선 공약에 전문상담 교사 수를 늘리는 내용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사'부모들의 의식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권혁문 씨는 "아이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흡연을 했다고 봉사활동을 해야 했다"며 "선생님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했다. 계성고 김성윤 학생은 "학생에 대한 규제만이 능사가 아닐 것"이라며 "대구에도 학생인권조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범일중 김지원 학생은 "학교폭력은 청소년들의 정서가 메말랐기 때문"이라며 "학부모들이 아이들과의 교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냥 대구학생인권연대 대표는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도망갈 공간이 없다"며 "강제적인 야간 자율학습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원관 전 학부모 정책모니터단 대표는 "학교폭력의 50%는 학부모의 책임이기도 하다"며 "PC방에 대한 청소년 출입 규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 전문상담기관인 '위(Wee)센터' 관계자들도 "전문상담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낮은 봉급 등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파업 중인 KBS 대구방송총국, 대구MBC 등 전국언론노동조합 대구경북협의회 소속 회원 20여 명은 행사장 입구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새누리당 전대 후보들에게 "쓴소리를 듣겠다면서 왜 우리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느냐"며 떠나는 버스를 가로막다가 일부 새누리당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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