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이책!] 왕따와 금메달

왕따와 금메달/이득재 지음/우물이있는집 펴냄

'금메달'. 이것은 한국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목표이자 극단적인 병폐이다. 저자는 '금메달주의와 일등주의'가 소유욕이 한 사회의 권력구조, 폭력구조와 어떻게 맞닿아있는지 밝혀주는 개념이라고 소개한다. 한국사회에서 학력격차와 소득격차, 신분격차와 계급격차는 같다고 주장한다. 모든 것이 함께 움직이는 우리 사회를 비판하는 책이다.

최근 학교폭력이 큰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학교는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경찰과 교육당국은 '엄정한 대처'를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적발'의 논리 안에는 학교 폭력을 그저 범죄로 축소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학교 폭력 문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 속의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 저자는 한국사회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려면 '연대의 정신'이 전 사회적으로 파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코뮤니즘은 한 개인이 인간답게 독립적이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며, 사회가 서로 가진 것을 공유하는 코뮤니즘적 전망이 없다면 한국사회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앞으로 88만원 세대가 아니라 폐허세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다. 인구의 90%가 하류로 이동하고 있는 요즘 저자는 개인과 개인이 서로 협력하고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하며 연대하는 최소한의 움직임이라도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소 거친 주장들이지만 한국사회 전체를 '왕따'와 '금메달'로 양분해 하나의 키워드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눈에 띈다. 내 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작은 관심, 그리고 연대하려고 내미는 손이 결국 사회의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208쪽, 1만2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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