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실제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아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것)인지도 몰랐다.'
전차군단의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실제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초과하는 것)에 가려 코스피의 '충격적인' 성적표를 대수롭지 않게 봤다. 1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이달 8일 134개 상장기업(12월 결산법인)의 올 1분기 이익을 잠정 집계해 본 결과 영업이익은 26조1천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차군단'(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이 '어닝서프라이즈' 신공을 펼치며 지수 1,950~2,050 박스권을 지탱해온 덕에 어닝쇼크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전차군단이 도대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친 것일까.
134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삼성전자를 뺄 경우 대반전이 일어난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133개사의 영업이익은 20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22조7천800억원보다 오히려 11% 줄었다. 전체 영업이익의 2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5조8천500억원) 덕분에 좋아 보였던 것이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차까지 빼면 영업이익은 16조9천억원으로 오그라든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6% 줄어든 영업이익이다.
전차군단을 뺀 순이익에서는 20% 가까이 줄었다. 1분기 순이익은 21조8천억원으로 지난해(21조9천억원)와 비슷했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13%, 현대차와 기아차까지 제외하면 20%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3개월간 코스피 박스권이 그나마 깨지지 않은 것도 전차 덕분이라는 자조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증거다. 전차군단을 빼면 코스피지수는 이미 1,800대 초반이었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사나 애널리스트들은 전차군단 중 하나를 '안전빵'으로 추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과 관련해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넣는 것은 괜찮지만 전차군단에 올인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 가격 대비 향후 목표가 간 수익률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도 있지만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Yes'라고 할 때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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