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솔로몬의 재판

사람은 살아가면서 적어도 두 가지 이상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결단의 순간에 직면할 때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할 때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희생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솔로몬의 재판'을 알고 있을 것이다. 두 여인 중에서 진짜 어머니는 아들의 목숨을 구하려고 참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가짜 어머니는 칼로 아이를 잘라 아이가 죽더라도 반쪽만이라도 챙기겠다고 한다.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서 최선의 기준은 사랑에 있고 그 사랑은 희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보다 앞서 생활 속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가속되는 문화의 진화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인공적 환경의 증가다. 인공적 환경은 우리 심성엔 낯설다. 우리는 나무와 풀이 우거졌던 당시 환경을 그리워한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만나기 어렵고 인공적 환경 속에서 기기들을 다루면서 산다. 인공적 환경의 비중은 젊은 세대들에서 두드러진다. 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휴대전화나 텔레비전의 화면에서 정보들을 얻는다. 그래서 둘레의 자연적 환경에 관심이 아주 적다.'(매일신문 계산논단 중에서) 자연적 환경을 보전하고 늘 감사해야 하지만 개발 논리에 자꾸만 밀리는 현 세태가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너를 그동안 너무 몰라라 한 것도 사실이다." "몹시 가난하다." "그는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 아주 난감하였다." "한글은 매우 독창적이고 과학적으로 만들어졌다."

앞서의 문장에 나오는 '너무' '몹시' '아주' '매우'에 대해 알아보자.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 '몹시'는 더할 수 없이 심하게, '아주'는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 넘어선 상태, 어떤 행동이나 작용 또는 상태가 이미 완전히 이루어져 달리 변경하거나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며, '매우'는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라는 뜻이다.

'너무'는 "너무 크다." "너무 늦다." "너무 먹다." 등으로 정도가 지나쳐 바람직하지 않다로 쓰인다. '몹시'는 대체로 부정적인 정서를 나타낼 때 쓰여 "몹시 아프다." "몹시 슬퍼하다." "몹시 괴롭다."로 활용하며 "몹시 점잖다." "몹시 건강하다." "몹시 즐겁다."라고 하면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 '매우'는 '아주'보다 절제된 표현으로 "매우 착하다." "매우 아름답다." "일이 매우 급하다." "아주 오랜 옛날." "시험문제가 아주 쉽다." "노래를 아주 잘 부른다."로 쓰인다.

상대방에게 정중히 고마움을 전할 때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너무'는 정도가 지나칠 때 쓰이는 말이므로 "대단히 고맙습니다."로 해야 적합한 표현이다. 또 '너무' '몹시'라는 표현보다는 '매우' '아주'라는 단어에 익숙했으면 좋겠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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