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지붕 세가족' 통합진보당의 앞날은…

공동대변인들 끼리도 설전, "정치적으로는 이미 쪼개져"

파국으로 가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은 물론 같은 당내 대변인끼리도 헐뜯는 실정이다. 같은 당원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당권파의 비당권파의 충돌 양상은 격렬하다.

비당권파는 일단 분당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14일 라디오방송에 출연, "그분(당권파)들이 나가는 거야 말리겠지만 정 나간다면 못 막을 것"이라며 "당 혁신을 추진하는 쪽이 나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중앙위 안건을 비공식 사이트에서 전자투표에 회부한 것은 무효'라는 당권파의 주장에 대해 "사무총장이 제공한 회의실이 아닌 다른 데서 하면 무효라는 주장과 똑같다"며 "이성과 상식을 회복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비당권파인 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 출신인 노회찬 공동대변인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분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목욕물을 버리려다 아이까지 버릴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선 "진보정당이 한국 정치의 희망에서 한국 사회의 우환덩어리로 전락한 날"이라고 비판했다.

비당권파가 13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중앙위를 속개했지만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물리력 행사를 막기 위해 최후의 수단인 온라인 인준 카드를 꺼내든 마당에 더 이상 같이 가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비당권파가 중앙위 전자회의를 통해 비례대표 사퇴안을 처리하더라도 당권파는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정치적으로는 당이 쪼개졌다'는 것이다. 후속 집행기구인 비대위 구성까지 무산될 경우 진보당은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다. 키를 쥔 선장이 없는 난파선이 되는 것이다. 정파 간 내전도 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진보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지난 총선까지 민주노총은 13년 동안 통합진보당(옛 민주노동당 포함)을 지지했다. 민주노총은 14일 산별대표자회의에 이어 1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진보당 지지 철회를 포함한 후속 대책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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