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도장 점거·하루만에 해산…정신없는 화합체전

구미-포항 궁도 선수자격 갈등…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뻔

반세기를 기념하는 제50회 경북도민체전에서 있어서는 안 될 불상사가 발생했으나 대회를 주관한 구미시가 다행히 이를 잘 수습했다.

대회 이틀째인 12일 오전 구미 동락공원에서 예정된 궁도 경기가 구미시 궁도협회 관계자들의 궁도장 점거로 열리지 못했다. 구미시 궁도협회는 '선수 참자자격 시비'로 구미시 궁도 팀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경기장을 점거했고, 결국 이날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이에 주최 측인 경상북도체육회는 구미시에 도움을 요청했고, 남유진 구미시장이 궁도 관계자들을 겨우 설득하면서 13일 무사히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번 사태는 경북체육회의 깔끔하지 못한 업무 처리가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근본적으로 구미시와 포항시의 해묵은 도민체전 성적 싸움 때문에 발생했다. 구미시는 홈그라운드에서 2008년 이후 4년 만의 정상 탈환을 위해 시청 궁도 팀을 급조하면서 일부 선수의 대회 참가 신청을 제때 하지 못했다.

포항시는 이를 문제 삼아 경북체육회에 이의신청을 했고 도체육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이번 도민체전에서 4연패에 나선 포항시가 거센 도전자인 구미시의 허점을 잘 파고든 셈이다.

경북체육회는 중재에 나섰지만 포항시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관행이 아닌 원칙을 중시, 포항시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를 지켜본 다른 시'군 관계자들은 "'고래(포항과 구미)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라며 양 시의 처사를 비난했다. 지역 한 체육인은 "구미시가 기한 내에 선수 등록을 마무리 못한 잘못은 있지만 이는 관행으로 볼 수 있다"며 "우승 욕심 때문에 이의신청을 하고 도체육회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포항시의 잘못이 크고, 구미 궁도협회의 물리적인 행동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손님을 맞은 구미시의 잘못"이라며 "화합 체전의 취지를 마지막까지 잘 살리겠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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