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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자연면역 키우는 물질로 질환 제어해야

사진=항생제 오남용에 의해 내성이 생긴 세균의 사진.
사진=항생제 오남용에 의해 내성이 생긴 세균의 사진.

인간은 세균과 더불어 살고 있다. 세균이 인간에게 항상 해로운 것은 아니며 이로운 경우도 많다. 항생물질이나 비타민 등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데 이용될 뿐 아니라 폐수 처리 등 환경오염의 생물학적 복원 작업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몸에 이로운 세균으로 대표적인 것은 유산균과 대장균. 유산균은 우리 몸에 들어온 해로운 세균을 없애는 기능을 하는데 김치를 발효시킬 때 많이 발생한다. 요쿠르트나 치즈를 만들 때도 사용된다. 대장균은 암을 진단, 치료하거나 인슐린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하지만 일부는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20세기 중반 이후 각종 항생제와 백신 등이 속속 개발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감염성 질환이 거의 사라지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슈퍼 박테리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항생제를 오남용하다 보면 박테리아는 살아남기 위해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되고 자연히 항생제에 대한 공격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재는 성인병, 암 등 만성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는 과거로 회귀해 콜레라, 장티푸스 같은 감염성 질환이 사망 원인 중 1위였던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과학계는 세균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 6월 한국과학재단 우수연구집단 육성사업의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로 선정된 한림대 의대 감염성질환제어연구센터(IDMRC)도 마찬가지다. 감염성 질환 제어의 초점을 '병원체 분리와 항균제 개발'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병원체와 숙주 간 상호 작용'으로 전환했다.

현재 감염성질환제어연구센터는 병원체 자체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몸속에 내재하는 감염 대응 메커니즘을 진작시키는 새로운 기전들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감염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유효한 치료법들의 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즉, 자연 면역을 키우는 물질을 찾아 질환을 제어할 수 있다면 내성이 유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태어날 때부터 여러 보호'방어 메커니즘들이 장착돼 있다. 이러한 보호'방어 메커니즘들이 지나치게 부족할 경우, 보통의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세균들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세균성 감염에 대해 우리 몸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패혈증이 생긴다. 이 때 우리 몸의 방어 메커니즘이 지나치게 과잉반응하게 되면 오히려 신체에 해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이때에는 세균에 대한 직접적인 제어와 더불어 신체의 반응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감염성질환제어연구센터의 연구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세균성 감염질환, 바이러스성 감염질환 연구로 나뉜다. 세균성 감염질환 연구로는 인지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라이소인지질이 패혈증에 미치는 영향, 글리신이 패혈증에 갖는 효능 연구 등이 있다. 바이러스성 감염질환 연구는 단백질 입자인 '프리온'이 일으키는 질환과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의 연관성,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역유전학법을 이용한 항바이러스성 물질 탐색 등이다. 2009년에는 대식세포에서 특정 신호전달 단백질의 기능을 밝히기도 했고, 프리온 질환과 관련해 별아교세포 활성화 신호전달체계를 이야기하면서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가 프리온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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