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난 타개 나선 헬스클럽 무대
# '배비장전'끼어 있는 극 중 극
# 두 가지 연극 동시 공연 매력
신나는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배우들이 에어로빅을 한다. 무대가 헬스클럽인 만큼 신나는 음악이 끊이지 않는다. 더구나 헬스클럽 회원들이 모두 여성이다 보니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좀처럼 숙지지 않는다.
극단 예전에서 예전아트홀 개관 18주년 기념공연으로 연극 '애랑을 찾아서'를 공연하고 있다. 2004년 극단 예전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예전아트홀 김태석 이사장을 비롯해 배우들이 공동 창작해 초연한 작품이다. 이번이 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것.
최근 사회문제가 되는 '대형 자본에 따른 골목상권의 붕괴'를 다룬다. 인근에 대형 헬스클럽이 들어서면서 고객이 계속 줄어드는 동네 헬스클럽이 무대다. 관장과 회원들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이 연극의 모티브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작품 전체를 이끌어갈 만큼 심각하지 않다. 오히려 회원들이 특단의 조치로 내세운 '배비장전'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연극의 큰 줄기다.
그 과정에서 여자들의 '수다'가 연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서로 배비장전에 나오는 주인공 애랑을 맡으려고 치열한 경쟁을 치르면서 서로 말다툼을 하거나 헐뜯기도 하고 몸싸움까지 벌인다.
회원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시쳇말로 '비주류'다. 술집 여성과 막창집 아줌마, 미혼모, 사채업자 등 소외된 캐릭터들이다.
그들은 서슴없이 웃고 떠들지만 저마다 가슴속에 말 못할 애환을 갖고 있다. 애랑을 맡고자 상대방을 헐뜯는 과정에서 서로 감춰진 상처를 건드린다. 그러면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다.
특히 막창집 아줌마의 코믹한 연기는 이내 객석의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바꾼다. 남편에게 막창으로 1시간 동안 맞았다며 하소연하는 장면에서는 배꼽을 잡게 한다. 이 공연은 헬스클럽을 무대로 하는 현대극에 마당극 '배비장전'이 끼어 있는 극 중 극 형태다. 관객 입장에서는 두 가지 공연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회원들의 배비장전 리허설이 마치 한 편의 공연처럼 펼쳐진다.
20일까지 예전아트홀(대구 남구 대명3동)에서 공연된다. 053)424-9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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