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쉽게 보는 재무제표] 기업 매출액 우량성, 매출채권으로 살펴라

손익계산서는 쉽게 말해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팔았고 얼마나 이익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표다.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매출액은 말 그대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팔았는지 보여준다.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이 좋다. 매출액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이라면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인기가 높다는 것이고 당연히 이런 기업은 성장세를 지속하는 좋은 기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가끔 매출액을 부풀리는 기업도 있다. 기업이 매출액을 부풀리는 이유는 대출을 쉽게 받기 위해서다. 은행이 운전자금을 위해 대출을 해줄 때는 기업별로 대출 한도를 정하는데 대부분의 은행들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매출액만큼 대출을 해주기도 하고, 매출액의 3분의 1 범위 내에서 대출을 해주기도 한다.

매출액을 부풀리는 기업들은 관계 회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매출액을 부풀리기도 하지만, 상품을 덤핑으로 판매하거나 외상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따라서 매출액이 갑자기 증가한 기업의 경우 대차대조표상 매출채권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매출채권은 현금으로 상품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외상으로 판매한 것이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금과 받을 어음을 합한 것이다. 매출액이 갑자기 증가한 기업이 동시에 매출채권도 과다하게 증가했다면 이 기업은 덤핑이나 외상으로 상품을 '밀어냈다'고 볼 수 있다. 외상이 늘어나면 현금 유입이 그만큼 늦어지고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자금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면 외상매출금을 영영 못 받게 될 수도 있고, 받은 어음이 회수되지 않고 부도가 난다면 고스란히 기업의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 경영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과거 몇 년간의 매출액 증가 추세와 매출채권의 증가 추세가 비슷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받으면 좋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외상거래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매출액을 올리기 위해서는 외상거래를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때는 외상매출의 회수기간이 중요하다.

평균적인 외상매출의 신용기간을 '매출채권회전율'이라고 하는데 매출채권회전율은 매출액을 매출채권으로 나누어서 구한다. 예를 들어 매출액이 1천500억원, 매출채권이 120억원인 기업이 있다고 하자. 매출액 1천500억원을 매출채권 120억원으로 나누면 12.5가 나온다. 매출채권회전율은 12.5회가 된다. 이 비율을 1년인 52주로 나누면 1주 단위로 표시되는 평균적인 외상매출금 회수기간이 산정된다. 이 기업의 경우 52주를 12.5로 나누면 4.16주가 된다. 이 기업은 외상매출금이나 받을 어음을 평균 4주 정도 만에 현금으로 회수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매출채권회전율이 과도하게 길어지면 그만큼 현금 회수가 늦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런 기업은 머지않아 경영난을 겪게 될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조심해야 할 기업이다.

허수복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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