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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 근로자 등골 빼는 직업소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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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4%' 법정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이 받아 챙겨

16일 새벽 대구시내 한 인력시장 사무실 앞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감을 기다리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16일 새벽 대구시내 한 인력시장 사무실 앞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감을 기다리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시내 상당수 직업소개소들이 법으로 정한 것보다 더 많은 소개비를 부당하게 받고 있지만 고용노동부와 관할 구청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16일 오전 5시 대구 남구 대명동 한 직업소개소. 이곳에서 만난 강모(67'대구 남구 대명9동) 씨는 오전 6시부터 10시간 동안 공사장에서 일해 일당 3만3천원을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강 씨의 원래 일당은 5만원이었다. 직업소개소가 소개비 1만원과 식대 5천원, 차비 2천원을 떼 3만3천원으로 줄어든 것. 그의 일당 3만3천원은 1시간당 3천300원인 셈으로 고용노동부가 책정한 최저 시급 4천580원에 크게 못 미친다.

대구 동구 신암동 큰고개오거리 주변 직업소개소들의 소개비는 천차만별이었다. A직업소개소 관계자는 "10만원 이하는 5천원, 10만원부터는 1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근처 B직업소개소는 '임금의 10%'라고 했다. C직업소개소는 소개비를 밝히지 않았다. 이 직업소개소 직원은 "수수료를 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밖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사람들은 "수수료를 떼는데, 얼마 떼는지는 이야기를 안 해준다"고 말했다.

성모(50'대구 남구 대명2동) 씨는 "한 번 일을 나가면 1만원에서 3만원 정도 소개비를 낸다. 한 달에 소개비만 30만원이 나간다"며 "먹고살기 빠듯한데 너무 많이 떼가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직업안정법상 직업소개소는 구인업체로부터 임금의 6%, 구직자로부터 임금의 4%를 받도록 돼 있다. 일용직 근로자들에 따르면 대구시내 470여 개 직업소개소에서 받는 일평균 소개비는 임금의 6~20%인 5천~2만원 선이다. 직업소개소들은 건설업체 등 구인업체의 눈치를 보느라 수수료를 받지 않고, 대신 근로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직업소개소의 소개비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대구고용센터와 대구 각 구'군청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대구고용센터 한 관계자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주무부서는 고용센터가 맞지만 실제 직업소개소의 관리'감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관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가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동구청과 남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적발된 업체가 없으며 민원이 들어오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대구본부 노동상담소 권태용 상담실장은 "경기가 나아지지 않아 일용직 근로자가 고통받고 있는데 직업소개소만 배를 불리고 있다"며 "피해사례를 파악해 단속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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