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육상도시 대구' 꽃도 못피고 시들라

관람객수·열기 등 기대 이하…출전명단 오류 등 운영 미숙도

2012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가 열린 16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의 텅 빈 관람석이
2012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가 열린 16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의 텅 빈 관람석이 '국제육상도시 대구'란 이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16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가 일부 성숙하지 못한 관전 문화와 미숙한 운영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대회는 관중 동원 없이도 오랜 만에 3만 명이 넘는 관중이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환호하고 즐기는 등 전반적으로 성공리에 치러졌지만 경기 집중을 방해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와 미숙한 경기운영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떨어뜨렸다.

인기 가수의 공연을 보러 경기장 앞좌석을 점령한 일부 청소년들은 단거리 출발 시 등 조용해야 할 때 떠들거나 환호를 지르고, 사진을 찍거나 음식을 들고 왔다갔다해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렸다. 한모(14) 양은 "솔직히 육상에는 관심이 없다. 인피니트 오빠들이 경기가 끝난 후 공연하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빌 머레이(40) 씨도 "올해는 우사인 볼트같은 유명한 선수도 없는 데다 관객까지 별로 없어 흥이 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육상에 흥미를 가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도 자주 드러났다. 한국어 진행자가 외국 선수를 소개할 때 선수 국적만 알려주고 정작 이름을 말하지 않거나 잘못 소개해 관중들의 불만을 샀고, 일부 관중은 경기 일정과 선수 소개가 담긴 안내 책자를 받지 못해 경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기도 했다. 또 출전 명단과 출전 선수 및 출전 수가 다른 해프닝도 벌어졌다.

달성군 화원읍에서 온 허미자(53'여) 씨는 "주최 측에서 안내 책자를 안 줘서 출전 선수는커녕 몇 시에 어떤 경기가 열리는지도 모른 채 경기를 봐야 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 "지난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육상선수권대회를 잊지 못해 멀리서 다시 찾았는데 채 1년도 안돼 대구시와 시민의 육상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크게 식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국제육상도시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보다 관심을 가지고 시와 시민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황수영'이화섭'신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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