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커져가는 그리스 쇼크…갈피 못 잡는 주식시장

코스피 1840선 추락

그리스 관련 악재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자본 확충 노력이 미흡한 그리스 4개 은행에 대한 통상적인 유동성 공급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재점검하는 등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코스피는 16일 58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1,840선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루 증시에서 34조원이 증발했다. 17일 오전은 장 개장과 함께 1,840선을 오르내리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외국인의 강한 매도 공세가 잇따른 탓이다. 그리스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17일 성명을 통해 "그리스 은행에 대한 통상적인 유동성 공급을 중단했다"며 "그러나 유럽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아 그리스 중앙은행이 집행할 수 있는 '특별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그리스 은행권에선 14일 하루에만 7억유로(1조원)의 예금이 은행을 빠져나가 뱅크런 징후가 나타났다. 이날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정당 지도자들과의 회동에서 "현재 금융권의 자금 여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며 언제라도 패닉 사태로 확산될 수 있을 정도로 불안하다"고 밝혔다. 그리스 중앙은행이 현재 보유한 현금도 25억유로에 그쳐 7월에는 금고가 빌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그리스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주식시장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16일 하락률은 올 들어 최고치였다. 외국인은 5천억원 이상 순매도해 11거래일째 매도세를 보였다. 이 같은 매도세는 2009년 2월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기간 매도세다. 올 들어 외국인의 월별 거래금액을 따져보면 차이는 확연하다. 이달에만 16일까지 2조4천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현재수 동양증권 스펙트럼지점 지점장은 "그리스 발 불확실성만 정리된다면 코스피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프랑스, 독일 정상회담에서 보듯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유럽국가들이 넋놓고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애플사의 거래처 변경설로 6.18% 하락해 힘빠진 증시에 충격을 안겼다. 대만의 디지타임스가 16일 "애플이 일본 엘피다사에 모바일 D램을 대량 주문했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애플사로부터 구매 물량 축소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설이 퍼져 뱅크런 우려 조짐이 확인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6원(1.01%) 급등한 1천165.7원에 마감했고 17일은 1천166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 관계기관 전문가들은 17일 오전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제 금융시장 혼란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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