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령 버스회사에 혼합유 매일 배달했다"

성주 D주유소 前근무자 증언

대구경북의 일부 시내버스 회사가 경유에 등유를 섞은 유사연료를 사용한 불법행위(본지 11일자 1'3면, 14'15'16일자 1면 보도)와 관련, 이들 회사에 기름을 제공한 성주 D주유소 전 근무자가 대구와 고령의 버스회사에 상습적으로 유사연료를 공급했다고 폭로했다.

성주 D주유소에 근무했던 A(53) 씨는 16일 성주 등 4개 지역 버스회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C(48) 씨가 지난해 1월부터 거의 매일 대구와 고령의 E교통에 유사연료를 직접 배달했고, 안동 등 다른 지역 버스회사에는 D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업체가 주유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등유를 공급해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1년 1월 말쯤 이 주유소를 넘겨받은 C씨가 3천ℓ들이 소형 유조차에 경유 1천ℓ와 등유 2천ℓ를, 때로는 등유만 3천ℓ를 실어 대구 E교통 수성구 차고지와 고령 다산 차고지로 직접 실어 날랐고, 이 같은 행위는 거의 매일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성주 A교통, 안동 B여객, 고령 K여객 등에는 D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업체가 주유소를 거치지 않고 직접 등유만 실어 공급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A씨는 특히 "주유소의 POS(point of sales) 시스템과 주유기에 RFID가 장착돼 컴퓨터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경찰수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사연료 사용은 버스회사는 물론 화물차 등에 만연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한국석유관리원과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구미에서 관광버스 28대를 운영하면서 등유를 섞어 운행한 G사와 화물차를 상대로 유사연료를 유통시킨 주유소 9곳 등을 적발했다. 구미시는 해당 버스회사의 운행일지와 유류대장 등 2년치 관련 장부를 넘겨받아 조사한 결과 수십만ℓ의 유사연료를 사용한 것을 확인한 뒤 형사고발하지 않은 채 과태료 500만원만 부과한 뒤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령경찰서는 지난해 6월 유사연료를 유통하다 단속된 J주유소를 20여 일 만에 또다시 같은 혐의로 적발해 주유소 대표를 구속하고 종업원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고령군은 영업정지 4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안동지역 경우도 시내버스와 함께 화물차 등에서 유사연료 사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덤프트럭 운전자(42'안동)는 "대형 화물차의 이동이 빈번한 한적한 곳에 위치한 주유소 상당수는 새벽과 밤 시간대에 화물차를 상대로 등유를 판매하고 있다"며 "이들은 등유를 화물차에 넣어 주고 유가보조금 카드로 10∼20% 과다 계상해 결제한 후 차액을 현금으로 운전기사에게 돌려주는 수법으로 화물차를 불러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 고령'정창구기자jungcg@msnet.co.kr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