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실 밖 돋보기] 수학'과학 중간고사

틀린 문제 유형 분석 중요…오답노트 작성 도움

대부분 학교에서 중간고사가 끝났다. 절대평가의 영향으로 시험이 예년보다 쉽게 출제된 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다.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모든 학생들이 만족스럽게 시험을 치르기란 쉽지 않다. 중간고사의 끝은 다가오는 기말고사의 시작이기도 하다. 혹시 중간고사를 잘못 봤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수행평가와 기말고사를 통해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으니까. 하지만 중간고사를 냉정하게 돌아보지 않으면 기회는 기회에서 끝날 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시험에서 제일 중요한 건 틀린 문제의 유형이다. 틀린 문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아닌가로 구분해보는 것이다. 아는 문제인데 틀린 경우 정말 실수인지, 혹은 시간이 부족해서인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특히 수학의 경우 시간이 부족해서라면 연산속도를 조금 더 낼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시간이 부족해서 수학시험을 잘 못 쳤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중학교부터는 슬슬 시간 부족 얘기가 나온다. 아는 문제인데 틀린 것처럼 속상한 일은 없다.

만약 아는 문제가 아니라 몰라서 틀렸다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다음 시험범위와 상관없다 해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교과구성은 어차피 모든 학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지금 잘 모르는 부분은 상급학년에서 다시 접해도 여전히 기초 부족으로 헤맬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오답노트는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학교마다 2, 3개씩 출제되는 주관식 심화문제에서 틀렸다면 어떨까? 이는 문제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했다고 보기 힘들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두 가지 이상 영역의 개념이 섞여 있는 경우 특히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개념의 이해는 결국 사고력이므로 차근차근 따져보고 깊이 생각하는 태도가 몸에 배야 한다. 개념이 어느 정도 잡혔다 생각되면 문제 푸는 양도 무시할 수 없다. 다양한 문제를 다뤄보는 과정에서 잦은 실수가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또 문제 푸는 시간은 충분한지, 특히 막히는 문제는 어떤 유형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과학을 암기과목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물론 지역에 따라 단순 암기만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학교도 있다. 하지만 단순 암기만으로 성적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교과가 개정되면서 과학은 주제가 줄어들고 대신 탐구실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실험을 통해 개념을 확인하고 개념이 활용된 다양한 예시를 기억할 수 있다면 절반은 해결된 셈이다. 학기마다 물리나 화학단원에서 수학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 수학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부담감이 없으나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과학을 기피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과학에서 틀린 문제 역시 과학용어의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풀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개념 이해와 함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야 문제에 숨어 있는 오답을 찾을 수 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지만 정답이 아닌 보기는 왜 아닌지 확인하면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정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정답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록 공부시간은 오래 걸릴지 몰라도 공부의 깊이는 깊어진다.

수학이나 과학의 경우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은 많은데 다른 과목에 비해 결과가 신통찮은 경우가 있다. 아직 시험 경험이 부족해서 무엇이 중요한 내용인지 감을 잡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문제풀이에 따른 시간 배분을 적절하게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시험기간은 평소 공부하는 방식과 다르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전체적으로 시험 준비기간이 적절했는지, 계획에 맞춰 잘 실천했는지 전반적인 시험계획을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

모든 교과과목이 다 그렇겠지만 수학과 과학은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좋다. 열심히 했는데 중간고사에서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시간은 걸리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자신도 놀랄 정도로 실력향상을 맛보게 되는 것이 수학'과학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한번 생긴 자신감은 좀체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감은 실력향상의 원천이다. 미심쩍으면 주변에 수학'과학 잘하는 아이를 만나보라.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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