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화하는 茶 문화] 보는 맛까지 향기롭게, 꽃차

찻물 따르며 마음을 쉬니, 찻잔 속에 꽃이 피네

투명한 유리다관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노란 금잔화 한 송이가 피어난다. 활짝 핀 금잔화 한 송이에 마음이 훈훈하다. 물속에서 꽃이 피니, 입 안에선 봄이 열린다. 차(茶)도 '보는 맛'이 중요해지면서 요즘 찻잔 속에서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 꽃차가 인기다.

◆보는 맛에 건강까지

맨 처음 꽃차를 우릴 때는 화려함으로 마시고, 두 번째는 그윽함으로 마시고, 세 번째는 빛바랜 아름다움으로 마신다.네 번째는 순수함으로 마시고, 마지막으로 자연이라 생각하고 마시게 된다. (꽃차전문가 송희자 씨의 '마음 맑은 우리 꽃차')

사람들이 차를 마시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꽃차를 즐기는 사람은 눈으로 즐기는 맛을 우선으로 꼽는다. 꽃차는 산사에서 스님들이 즐겨 마시던 차였다. 그 꽃차가 일반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3, 4년 전부터 웰빙 바람을 타고 차 문화가 확산하면서 허브차와 함께 꽃차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꽃차로 애용되는 꽃은 대부분 꽃봉오리 하나로 2, 3번 우려 마실 수 있을 정도로 향과 맛이 진한 것들이다. 대표적인 꽃은 국화, 매화, 장미, 찔레꽃, 산수유 등이다. 이외에 물망초, 연화, 인동꽃, 해당화, 치자, 동백꽃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벌레가 먹는 꽃은 모두 식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잘못된 상식이다.

◆만드는 법

1. 청정지역에서 딴 야생꽃을 준비한다. 화원'과수원'관상용 꽃은 안 된다 2. 꽃잎이 부서지지 않게 물에 잘 헹군 뒤 물기가 남지 않게 말린다 3. 대나무 찜기나 유리솥에 삼베를 깔고 1~2분간 찐다 4. 찐 꽃을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서 바싹 말린다 5. 이 과정을 아홉 번 반복한다(번거로우면 2, 3번). 많이 찌고 말릴수록 향과 맛이 살아난다 6. 완전히 말린 꽃잎을 찻잔에 넣고 팔팔 끓는 물을 부어 우려낸다 7. 얇은 꽃잎은 꿀에 재우면 녹아 없어지기 쉽다. 먼저 설탕에 한 번 재우고 꿀은 나중에 넣는다 8. 남은 꽃잎은 습기를 제거한 후 비닐팩에 포장해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9. 임산부는 현호색'익모초꽃'잇꽃을 먹어서는 안 된다.

◆맛 100% 즐기기

모든 꽃은 차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독소가 있는 꽃은 살짝 찌거나 소금물에 데쳐 독소를 없앤 후 먹는다. 꽃차는 유리로 된 다기를 이용하면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장면과 색깔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좀 더 맵시있게 즐기려면 집에 있는 와인잔 다리에 큰 리본을 묶은 후 꽃차를 담으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꽃차는 오전 10시 전 활짝 피지 않은 꽃을 따야 향이 강하고 맛도 좋다. 꽃은 보통 활짝 피지 않은 것을 사용하는 게 좋다. 차나 술을 만드는 데 좋은 꽃은 색이 잘 변하지 않고 향이 짙은 빨간 장미나 매화'찔레꽃'연꽃 등이다. 하지만 제철 꽃이 가장 좋다. 계절별 대표 차는 이렇다. 봄은 목련차, 여름은 장미차, 가을은 국화차, 겨울은 동백꽃차와 매화차 등을 꼽을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꽃을 직접 채취할 때는 먹을 수 있는 꽃인지, 그렇지 않은 꽃인지 구분해야 한다. 민감한 사람은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할 수 있어 꽃을 말릴 때 암술'수술'꽃받침을 제거하고, 꽃잎만 사용하도록 한다. 요즘 꽃차를 판매하는 가게와 인터넷 쇼핑몰이 늘어 계절과 상관없이 원하는 차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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