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따른 유로존 붕괴로 전세계적인 금융 공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가 그리스의 향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6일 그리스 4개 은행의 자본 확충 노력이 부족하다며 유동성 공급을 중단했다.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다음 달 17일 치르는 2차 총선에서 긴축을 거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시간문제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고 있으면서도 긴축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이럴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구제금융을 중단하게 된다. 채무불이행 선언은 당연한 귀결이다. 파장은 새로운 취약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전이된다. 그리스 국채를 200억~500억달러 규모로 사들인 프랑스, 포르투갈 등 은행에서도 뱅크런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리스를 살려야한다고 프랑스가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로존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도 괜스레 나온 게 아니다. 불안한 투자심리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치솟고 실물 경제에까지 영향이 미치게 되면 성장률 하락, 국가 재정 악화 등 악순환 구조에 빠져들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비관론에 따른 움직임은 지난주부터 이미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는 지난 1주일간 방키아의 고객들이 10억유로(한화 1조4천800억원)에 이르는 예금을 인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온 후 방키아 주가는 하루 만에 29% 폭락했고 스페인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번지며 다른 유럽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6.31%로 5.77%를 기록한 지난 달 말에 비해 0.5%포인트 넘게 올랐다.
더 큰 문제는 유로존 붕괴가 국채시장과 금융권을 공황으로 내몰고 전 세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는 그리스의 탈퇴로 인한 유로존의 급격한 붕괴로 1조달러, 우리 돈으로 1천16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CNN은 그리스가 농업과 관광산업을 근간으로 하는데다 유럽연합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밖에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증권사 노무라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처음에는 큰 충격을 받겠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후 미칠 파장에 대해 비상계획을 갖고 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빠르게 극복한 경험이 있어 금융당국의 발빠른 대처가 마련됐다는 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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