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출자'출연기관 비리 근절하라

일부 대구경북 지역 출자'출연기관들이 지자체의 감독 소홀을 틈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공사 계약을 하면서 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고 사업비와 연구비, 용역비를 횡령하는 비리가 만연해도 그동안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다. 이러고도 매년 시민 혈세를 쏟아부었으니 밑 빠진 독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구시와 경북도 출자'출연기관은 대구 10개, 경북 24개다. 국고나 지자체로부터 연간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의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받는 기관들이다. 이 가운데 임직원 4명이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대구엑스코를 비롯해 경북테크노파크, 대구테크노파크, 대구경북연구원 등 일부 기관들의 비리 혐의가 불거지고 있다. 방만한 기관 경영도 모자라 세금을 떡 주무르듯 하며 업체와 뒷돈을 주고받고 사업비'연구비 등을 빼돌리는 등 각종 비리 부패상을 보면 기관 설립 목적이나 취지는 오간 데 없고 온통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들을 혈세 빨아먹는 괴물로 키운 것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지자체의 관리 감독과 감시 체계다. 매년 벌이는 형식적인 감사는 기관 임직원들의 간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아예 감사 대상에서 제외된 출자'출연기관도 수두룩하다니 혈세가 눈먼 돈쯤으로 보일 수밖에 더 있겠나. 뒤늦게 대구시와 경북도가 감사를 강화하겠다며 법석을 떨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당국은 감사 전담 부서 신설이나 외부 감사 도입 등 보다 강력한 감시 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감사해 비리나 잘못이 적발되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혈세로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임직원들의 배나 불리는 작금의 현실을 수긍할 시민은 아무도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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