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시민, 출소자를 위한 따뜻한 동행이 되다

17일 대구시 달서구 장기동 첨단문화회관에서 열린 '작은 나눔 큰 기쁨' 출소자 후원 자원봉사자대회는 대구 시민들이 무관심하게 버려두었던 출소자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아름다운 책임과 동행의 현장이었다. 대구 경북에는 11개 교정기관에서 연간 3천여 명의 출소자가 나오고, 이 중 후원회원 및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출소자는 1천500명에 이른다. 하지만 대구 지역의 출소자에 대한 관심과 후원은 남부끄러운 10%에도 못 미쳤다. 그저 6개 후원회가 148명의 출소자를 돌봐주는 데 그쳤다. 대전 지역에서 1004 출소자 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것보다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우리 사회의 취약 계층은 소년소녀가장, 한부모가정, 홀몸 어르신, 다문화가정, 외국인 노동자, 교통사고 장애인 등 다양하게 분포해 있다. 출소자 역시 우리가 떠안아야 할 사회적 약자층임에는 분명하지만 다른 계층과는 다른 특수성을 지닌다. 출소자들의 재사회화는 쉽지 않지만 이들이 절망했을 때는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 선량한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사회불안 요소를 더하게 된다.

사실 대구 사회에는 17일에 열린 출소자 후원 자원봉사자대회 이전에도 출소자나 재소자를 돕는 이들이 없지는 않았다. 교도소 재소자 후원회도 있고, 두부를 만들어 판 수익금으로 출소자를 돕는 수녀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대구 시민은 출소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게 왜 필요한지,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그 필요성이나 채널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하였다.

이번에 출소자 후원의 필요성이 대구 시민에게 많이 알려지고, CMS 소액 후원 제도(월 2천 원부터)가 만들어진 것은 대구 시민들의 폭넓은 협조를 구하기에 제격이다. 대구 시민들이 후원해서 몇 사람의 출소자라도 사회 적응을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의미는 없다. 일반 출소자의 재범률은 52%나 되지만, 후원을 받은 출소자의 재범률은 2.4%로 뚝 떨어진다. 출소자 후원이란 따뜻한 동행이 재범을 막는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번 '작은 나눔 큰 기쁨' 출소자 후원 자원봉사자대회에서는 기존 6개 148명의 후원자에 신규 12개 후원회 480명의 후원자를 추가로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8월 23일 대구고검장으로 부임한 소병철 검사장의 아이디어와 지도력에 시민들이 화답한 결과이다. 이제 대구경북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대표하던 도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본주의 4.0시대에 맞는 시티즌즈 오블리주 도시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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