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전망대] 위기는 곧 기회

주식시장이 내부적인 문제보다는 외부적인 문제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과 주변국으로의 위기 확산 등 시장의 불확실성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미국, 중국 등으로부터의 대형 호재를 기대하는 심리는 당장에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문제는 현재의 시장이 비이성적일 정도로 충분히 하락하였는가이다. 먼저 기업의 수익 가치를 근거로 하는 주가 수익비율(PER)을 살펴보자. 현재 시장의 MSCI 코리아 12개월 선행 PER은 8.3배 정도로 저평가 영역으로 인식되는 9배 이하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외적인 변수에 좌우되는 체계적 위험에 노출된 부분을 감안하면 기업의 청산가치를 평가해 볼 수 있는 주가 순자산비율(PBR)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MSCI 코리아 12개월 PBR(과거 실제치 사용)을 보면 2004년 이후 평균인 1.55배보다 할인된 1.11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이 수준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이나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나타났던 수준이며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를 제외하면 역사적으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즉 PBR로 본 국내 증시는 이미 위기 상황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5월 들어와서부터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서도 확인되듯 수급 상황으로도 시장은 쉽게 급반전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절대 저평가 구간이라는 부분에서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투자 경험을 떠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존 투자가에게는 시간을 벌어야 하는 인내가, 신규 투자가에게는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좋은 투자 기회가 와 있는지도 모른다.

주복용 신한금융투자 시지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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