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 이달 3조원 매도…코스피 여전히 쥐락펴락

유럽위기 불안감에 현금 회수

올 들어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던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내놓으며 현금 수거에 나섰다. 13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이달 들어 순매도한 규모만 3조원을 넘는다.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세에 코스피 지수는 이달 18일 기준 1,782선까지 내려앉았다. 코스피 역사를 되짚어보면 외국인의 움직임은 코스피지수의 잣대였다. 이번 외국인의 연속 매도세를 간과하지 못하는 이유다.

◆외국인 움직임, 코스피지수 척도

올 들어 처음으로 1,800선 아래로 떨어진 코스피는 외국인의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외국인은 올 1월 6조3천억원, 2월 4조2천억원, 3월 5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4월에는 264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연초 1,826.37로 시작했던 코스피 지수는 4월 3일 2,049.2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3월 말까지 외국인은 11조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팔아내기 바빴다. 개인은 이 기간 동안 5조원 이상 주식을 팔았다.

그러나 한 달 남짓 지난 18일 결국 10% 이상 떨어지며 1,800선이 무너졌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5월 들어서는 순매수가 플러스를 기록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을 만큼 지속적인 팔자세를 나타내 18일까지 3조원 이상 순매도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은 2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 재부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불거진 데 따른 현금 확보전으로 읽힌다. 다만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수급 균형을 감안하더라도 10거래일 연속 이어지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예외는 있었고 예외가 있을 때마다 코스피는 곤두박질 쳤다. 이번 13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업계가 심상치 않게 보는 이유다.

◆장기간 순매도, 외국인의 영향력

그리스발 금융 위기 고조 이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외국인 움직임에 따른 코스피 등락은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2008년 미국의 서비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코스피 지수 반 토막 사태 역시 외국인의 강한 순매도세의 결과였다. 역대 최대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간으로 꼽히는 2008년 6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 장장 33거래일 이후 코스피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9조원에 가까운 물량을 순매도했다. 6월 9일 1,808.96이던 코스피 지수는 7월 23일 200포인트 넘게 빠진 1,591.76으로 떨어졌다.

물론 전체적으로 암흑기에 꼽히는 2008년 그해 외국인은 한 해 동안 36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2007년 10월 말 2,064.85까지 올랐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지수는 반 토막이 나 1,000선 아래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2009년 2월 10일~3월 4일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적이 있다. 당시 외국인은 2조7천억원어치 순매도했다. 2월 10일 1,198.87였던 코스피는 3월 4일 1,059.26으로 140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하게 반영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2005년 9월 22일부터 10월 26일까지 2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 기간 동안 3조3천억원 규모의 순매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 당시 코스피는 1,199.97(9월 22일)에서 1,179.00(10월 26일)으로 20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기간 외국인 순매도 금액 코스피 지수 변동

2005년 9월 22일~10월 26일(24거래일) 3조3천억원 1,199.97→1,179.00(20.97포인트↓)

2008년 6월 9일~7월 23일(33거래일) 9조원 1,808.96→1,591.76(217.20포인트↓)

2009년 2월 10일~3월 4일(17거래일) 2조7천억원 1,198.87→1,059.26(139.61포인트↓)

2012년 5월 2일~18일(13거래일) 3조원 1,999.07→1,782.46(216.6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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