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은 평생 사회주의자였다. 그가 스페인 인민전선의 한 분파인 마르크스주의통합노동자당(POUM) 민병대로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것은 바로 이런 자신의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거기서 본 것은 사회주의 이념의 타락, 곧 인간 해방이라는 고귀한 이상은 사라지고 전체주의 몰골을 한 스탈린주의였다. 그는 이런 비극적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공산 전체주의를 고발하는 글로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려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소련에 아첨하는 좌파 문화 권력에 의해 번번이 차단당했다.
그들은 영국의 대표적 현대시인 T. S. 엘리엇, 당시 '좌파독서회'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영국 좌파 지식인 빅터 골란츠, 좌파 주간지 '뉴스테이츠먼'의 편집자 킹슬리 마틴 등이었다. '뉴스테이츠먼'은 '바르셀로나의 목격자'를 포함, 스페인에서 소련의 패권적 행태를 고발한 오웰의 칼럼과 서평의 게재를 잇달아 거부했다. 빅터 골란츠는 스탈린주의의 본질을 폭로한 르포 '카탈루니아 찬가'가 완성되기도 전에 출판 거절을 통보했다. 대표작 '동물농장'도 그런 사이비 지식인들의 농간 때문에 영국과 미국의 12개 출판사로부터 모두 출판을 거절당했다. 그중에는 T. S. 엘리엇이 편집인으로 있던 출판사도 있었다.
이들이 농간을 부린 이유는 어처구니없었다. 오웰이 소련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편이냐 아니냐였다. 진실에 눈감고 진영(陣營)에 매몰될 때 정신은 이렇게 부패하는 법이다. 오웰은 그들에게 이렇게 일갈했다. "부정직과 비겁은 늘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난 수년 동안 소련 체제에 대해 온갖 아첨을 늘어놓던 당신들이 갑자기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한 번 창녀는 영원한 창녀다."
이 땅에도 이런 창녀가 있다. 주사파다.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봉건 왕조 체제와 스탈린주의가 이종교배된 북한 체제의 진실과 대면치 않겠다는 맹목 아니면 진실과 마주할 자신이 없는 비겁함, 그리고 통합진보당 신당권파의 출당 방침에 대항해 우군이 많은 경기도로 당적을 옮긴 타락한 정치공학이다. 오웰은 한 번 창녀는 영원한 창녀라고 했지만 구원의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사파의 대부' 김영환 씨의 '훼절'(毁節)이다. 그에게서 훼절이 때로는 수절(守節)보다 훨씬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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