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훔쳐서 용돈을 마련했습니다."
중고 스마트폰이 고가로 거래되면서 일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훔쳐 유흥비나 용돈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가 1~3월 잡은 스마트폰 절도범 가운데 10대 청소년은 50여 명이나 됐다. 스마트폰이 청소년들을 범죄의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용돈'유흥비 마련하려고…=이상민(가명'17) 군은 지난해 11월 또래로부터 스마트폰 10대를 훔치거나 빼앗아 내다 판 혐의로 구속됐다. 이 군은"고교를 그만두고 가출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용돈이 부족했다"면서"스마트폰 한 대 당 10만~15만원씩 받을 수 있어 훔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찰에 잡힐까봐 무서워서 나중엔 훔치기 싫었지만 장물업자가 더 훔쳐오라고 해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훔쳐 팔다 범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11월 10대 청소년들로 구성된 스마트폰 절도단 7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했다. 훔치는 이와 장물업자 등 역할분담까지 했다. 이들은 또래를 협박해 스마트폰을 빼앗거나, PC방에서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을 속이고 훔쳤다. 이들은 스마트폰 한대 당 15만원씩 받고 장물업자에게 넘겼다.
이모(16) 양은 지난해 11월 남자친구와 함께 대구시내를 돌아다니며 스마트폰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이양은"PC방에서 게임을 하는 학생들에게 접근해'전화 한 통 할테니 폰 좀 빌려 쓰자'고 말한 뒤 그냥 들고 나왔다"고 했다.
이 양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스마트폰 9대를 훔쳐 팔았다.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중구에서 잡은 스마트폰 절도범은 130여 명으로, 이 가운데 10대 청소년은 50여 명이었다. 특히 지난 3월 스마트폰을 훔쳐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로 붙잡힌 76명 가운데 10대 청소년은 31명이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특히 겨울방학 기간이 겹친 1, 2월에는 스마트폰 절도 사건의 피의자 중 50~60%가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절도의 악순환 끊어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훔치는 것은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동성로 한 게임센터에서 만난 가출 청소년 박지훈(17'가명) 군은"아르바이트를 하려해도 일자리가 없어 친구들 중에는 용돈이 부족하면 찜질방에서 자는 사람의 휴대폰을 훔치는 경우도 있다"며"인터넷 중고물품 매매 사이트에 올라온 연락처나 시내 곳곳에 붙은'스마트폰 매입'스티커를 보고 전화해 훔친 폰을 팔아 유흥비를 마련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범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고가인 데다 현금화하기 쉬워 절도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동국대 이윤호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소년 범죄자는 범죄행위에 대해 자기 합리화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스마트폰을 훔친 아이들이'사람이 다치거나 죽지는 않았다'거나'다시 사면 될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을 보면 죄의식 없는 청소년들에 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시대가 변하면서 청소년 절도 범죄의 대상이 스마트폰으로 바뀐 것이다. 범죄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훔친 스마트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가출'비행 청소년이 범죄자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는 쉼터와 같은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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