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문화재단 성과와 과제] <상>설립 3년 평가

더 넓어진 하드웨어…소프트웨어는 아직도 "글쎄요"

▲설립 3년째를 맞는 대구문화재단은 비교적 단기간에 안정화 단계에 정착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로부터 이관받은 문화예술 정책 사업이 거의 없는데다 공모 사업 심사 과정의 잡음, 지지부진한 문화브랜드 구축 사업 등 한계점도 적지 않게 노출됐다. 문화브랜드 사업 중 하나인
▲설립 3년째를 맞는 대구문화재단은 비교적 단기간에 안정화 단계에 정착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로부터 이관받은 문화예술 정책 사업이 거의 없는데다 공모 사업 심사 과정의 잡음, 지지부진한 문화브랜드 구축 사업 등 한계점도 적지 않게 노출됐다. 문화브랜드 사업 중 하나인 '옛 골목은 살아있다' 거리공연 광경. 매일신문 자료사진

설립 3년째를 맞는 대구문화재단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대구문화재단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단기간에 안정화 단계에 정착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평가의 이면에는 대구시로부터 이관받은 문화예술 정책 사업이 거의 없다는 점이나 공모 사업 심사 과정의 잡음, 지지부진한 문화브랜드 구축 사업 등 한계점도 노출시켰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규모 커지고 지원 사업 안정화 단계

3년 간 대구문화재단의 덩치는 부쩍 커졌다. 사업비는 2009년 39억원에서 올해 11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직원 수도 14명에서 25명으로 늘었다. 각종 문화예술지원 사업들도 확대됐다. 또 2010년에는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로 지정돼 예술강사 지원과 토요문화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으로 87명이 활동 중이며 6천4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정체성 논란이 일던 컬러풀대구 페스티벌을 거리공연 예술을 모티브로한 도심축제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구의 10대 문화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왈츠로 행복한 도시 ▷옛 골목은 살아있다 ▷창작패션의 도시 ▷청년합창의 도시 ▷서정시 읽는 도시 ▷영상예술의 도시 ▷인디밴드의 도시 ▷소극장의 도시 ▷아시아 미술의 도시 ▷야외 뮤지컬의 도시 등의 사업도 추진했다.

대부기간이 만료돼 유지가 불투명했던 '가창창작스튜디오'의 운영을 맡아 오픈스튜디오로 개관하기도 했다. 대구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평가하는 문화예술진흥사업 평가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최고등급인 '가' 등급을 받았다. 또 서울, 광주처럼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조기 구축해 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도 많았다.

◆숙지지 않는 잡음과 부실한 문화브랜드 사업

재단 측은 공모사업 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검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지만 심사 결과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올해 초 신진예술가 지원사업 선정과정에서는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교수가 자신의 제자인 지원자를 심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또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심사에서도 8개 공공 공연장이 모두 지원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심사 자체가 무의미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행정기관의 문화정책 업무를 전문가 집단에 이관한다'는 설립 취지도 무색했다. 재단이 3년 간 대구시로부터 이관받은 사업은 12억원 규모의 컬러풀 대구페스티벌과 타종 행사 등 계기성 축제사업에 불과하다. 예술가 및 단체 지원 공모 사업, 문화바우처 사업, 문화예술교육 사업 등은 중앙 정부 사업으로 대구시는 사업비 국비 매칭에 따른 예산만 지원한다.

자체 사업으로 추진되는 문화브랜드 구축 사업은 예산 부족에다 지역 예술계와 괴리되면서 답보 상태다. 10대 브랜스 사업 중 명맥을 유지하는 사업은 '왈츠로 행복한 도시', '청년합창의 도시', '옛 골목은 살아있다', '창작패션의 도시', '서정시 읽는 도시', '영상 예술의 도시' 등 6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 해 사업비 7억6천만원 중 4억원이 투입되는 왈츠와 청년합창의 경우 공연 20회를 하는 것 외에는 브랜드 구축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심 골목투어와 연계한 '옛 골목은 살아있다' 사업 정도만 호응을 얻고 있는 형편이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문화재단이 '시립 기획사'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나열식 사업에 치우쳤다"며 "지역 예술계의 현실을 외면한 지원 사업과 브랜드 사업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