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비너스의 진가를 알아본 군인, 뒤르빌

'밀로의 비너스'는 너무나 유명한 그리스 조각상이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컬렉션 중 단연 최고다. 루브르가 비너스 상을 갖게 된 것은 한 똑똑한 군인 덕분이다. 1820년 프랑스 해군 장교 뒤몽 뒤르빌(1790~1842)이 탄 함대는 밀로스섬에 정박하고 있었다. 그는 며칠전 밭갈던 농부가 2m 크기의 조각상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우아한 아름다움을 가진 조각상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보고는 터키 주재 프랑스 대사를 설득, 터키 술탄에게 상납되던 것을 구입케 해 프랑스 재산으로 만들었다.

1790년 오늘, 프랑스 북서부 콩데쉬르누아로에서 토지관리인의 아들로 태어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각종 언어에 능통했고 곤충학, 식물학에도 조예 깊은 학자풍의 군인이었다. 2차례의 세계 순항과 남극대륙을 탐사한 탐험가로도 유명했다. 남태평양의 미크로네시아, 폴리네시아, 말레이시아 군도는 그가 처음 발견하고 붙인 이름이다. 남극대륙 바닷가에는 자신의 아내 이름을 딴 '아델리 해안'도 있다. 남극 탐험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해, 궁정축제를 보고 귀가하다 열차가 탈선, 아내, 아들과 함께 죽었다. 평생 거친 바다에서 살았지만 마지막은 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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