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일 임기가 시작되는 19대 국회에서 남부권 신공항 등 대구경북의 주요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될지 걱정이란 목소리가 높다. 지역에서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정치권의 협조와 지원 없이는 공염불에 그치는 경우가 왕왕 생기는데, 지금 TK 정치권에는 구심점이 없어 의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는 지역 여론과 정치권이 엇박자를 보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대구경북 정치권의 구심점 역할은 이른바 '좌장'(座長)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이 맡아왔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 지역 정치권은 '제 팔 제 흔들기'식 정치가 예상되고 있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단합보다는 경쟁, 후방 지원보다는 생색 내기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9대 국회에서 대구는 3선 이상이 4명(이한구, 유승민, 서상기, 주호영), 경북은 5명(이병석, 김태환, 장윤석, 정희수, 최경환)이지만 부산의 서병수(4선), 인천의 황우여(5선), 대전의 강창희(6선) 의원 같은 좌장이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만 해도 그렇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표방한 이한구 의원이 진영 의원을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해 출마했지만 TK 정치권은 한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당장 국회부의장 자리를 두고 이병석 의원이 나서고 있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것도 문제다.
또 대구 12명 의원 중 초선이 7명인데 5명이 희망 국회 상임위원회로 '지식경제위'를 써 낸 것도 도마에 올랐다. 이들이 처음 공천을 받았을 때 지역에서는 예산, 국토, IT, 지역균형발전, 홍보, 안보 등 공천자의 대표 브랜드가 확실하다며 기대가 컸는데 결국 '특기 따로, 희망 따로'인 셈이 됐다. 지원자가 아예 없는 상임위도 많았다. 남부권 신공항, 포스트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업, 첨단의료복합단지, R&D특구, 대기업 유치, 교육국제화특구 등 대구경북의 먹고살 거리를 위해 지역 의원들을 교통정리해 줄 거중조정자가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 때문에 나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포스트(post) 이상득'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 팔 제 흔들기'식 자기 정치가 난무할 수 있다는 우려에다 우왕좌왕하고 있는 TK 초선(11명)을 이끌고 가야 지역 발전이 담보된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에서다. 정부의 신공항 입지 발표를 두 달 앞둔 지난해 1월, "동남권 신공항은 부산 공항이 아니다. 영남권 신공항으로 명칭을 바꾸고 영남권의 한복판에 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치권의 단합을 이끈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이냐는 얘기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의 '구심점 공백'에 대해 성급한 우려라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의 유일한 재선인 조원진 의원은 "유승민 전 최고위원, 주호영 전 특임장관 등을 중심으로 대선 승리는 물론 지역 발전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도 "자리가 자리인지라 말을 아끼지만 대구경북 경제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낼 분들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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