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벌꿀 다 어디갔지?"…꽃샘추위·꿀벌수 감소 영향

안상규벌꿀의 안상규(왼쪽) 대표가 20일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 양봉장에서 벌통을 살피고 있다.
안상규벌꿀의 안상규(왼쪽) 대표가 20일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 양봉장에서 벌통을 살피고 있다.

지역내 벌꿀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요즘처럼 활짝 피어 있는 아까시나무 꽃에는 많은 꿀이 흐르고 있어 꿀벌사육 농가는 가장 풍성하고 즐거워야 하는 시기다. 그러나 올들어 이상기후, 꿀벌 개체수 감소, 과수원의 농약살포 등으로 농가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지역의 대표적인 아카시아꽃 벌꿀 생산지인 칠곡군의 경우 당초 예상과 달리 벌꿀 생산이 저조할 전망이다. 지난 겨울이 유난히 길었고 꽃샘추위가 심해 꿀벌들의 생육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못한데다 개화기 내린 비로 채밀시기마저 놓쳤기 때문이다.

칠곡군과 안상규벌꿀 등 군내 양봉농가에 따르면 올해 지역 아카시아꽃의 개화시기는 평년과 비슷하고, 전체적인 꽃대의 수는 10% 정도 늘어 애초에는 벌꿀 생산의 풍년이 점쳐졌었다.

그러나 한통당 5만~5만5천 마리가 돼야 할 꿀벌 수가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탓에 평균 4만여 마리에 불과했고, 대구근교에서는 비로 채밀시기를 한번 놓쳤다. 아카시아꽃 벌꿀의 경우 대구를 시작으로 강원도 철원까지 북상하며 10여 차례 채취하는데 그 거리는 약 420㎞에 이른다.

안상규벌꿀의 안상규 대표는 "다부리를 지나 안동을 가기로 했다가 19일 내린 우박으로 안동의 아카시아꽃이 망가져 의성으로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날씨가 관건이다. 맑고 쾌청한 날씨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주면 좋겠지만 소나기라도 한번 오면 그 지역의 벌꿀 채취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어 벌꿀 생산감소뿐만 아니라 지구촌 환경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몇 년 전에 한때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동시에 꿀벌이 갑자기 없어지는 '군집붕괴현상'이 나타나 세계적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정창진 경북도 축산경영 과장은 "벌꿀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벌 관련 질병을 사전에 막기 위한 예방약을 확보해 공급하려 한다"며 "추위에 강한 벌을 육종하고 한파 등 기후변화에 견딜 수 있는 새로운 벌통을 농가에 지속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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