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대학입시에서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30개에 이른다. 전년도보다는 다소 줄었다지만 여전히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이 많다. 이는 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기 위해 논술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현재의 입시제도 아래서 수능보다는 논술이 변별력을 확보하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특히 서울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논술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하루 만에 수십 권의 책을 읽기 힘들 듯 논술은 단기간에 준비를 하기가 어렵다. 그런 만큼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논술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중학생이나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논술에 앞서 에세이 쓰기에 도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글쓰기 측면에서 보면 에세이가 접근하기 쉽고 흥미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에세이를 쓰다 보면 글쓰기와 친숙해지는 효과도 있다.
에세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에세이는 별도로 정해진 틀 없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써내려간 글을 말한다. 정해진 하나의 주제에 대해 허구성이 없이 있는 그대로 서술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담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은 에세이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평상시 이런 일들을 기록해두면 에세이를 쓰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런 글만이 에세이는 아니다. 자신의 특별한 생각이나 주장에 대해 논쟁을 벌일 수도 있고 어떤 결과를 두고 설명하는 에세이를 쓸 수도 있다.
좋은 에세이를 쓰려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적으로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글의 창의성과도 일맥상통한다. 글의 주제를 무엇으로 정하고 어떤 내용과 형식의 글을 쓸 것인가이다. 글의 주제나 성격을 정하는 일은 식당에서 메뉴를 정하는 일과 같다. 주제를 무엇으로 정하는가에 따라 글의 소재나 내용이 달라진다. 또 여기에는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고 흐름을 전개할지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
에세이는 또한 읽는 사람이 흥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은 좋은 글을 썼다 하더라도 독자가 외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했지만 남들이 들어주지 않은 경우와 같다. 가령 삶 속에서 중요한 경험이나, 역경을 극복했던 자신의 일을 글로 나타냈다고 하자. 과거의 경험을 재미있다고 단순히 나열만 하면 독자가 호응을 하겠는가? 그 경험을 미래의 희망이나 꿈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요소가 논리성이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주제와 동떨어지지 않고 제대로 엮어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논리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뛰어나더라도 글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된다. 또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이해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표현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에세이를 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입학 원서 등에서 에세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나타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에세이를 원하는 상대방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그 목적에 맞는 인재라는 것을 자신만의 독특한 모습으로 보여줘야 한다. 거짓이나 과장해서 나타내면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더불어 하나의 소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서술하면 좋다. 말하자면 인생 전체의 이야기를 적는 게 아니라 부분적인 이야기를 적으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나타내고자 하는 내용을 명쾌하게 드러낼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진부한 주제를 선정하면 효과를 반감시킨다. 여기에다 너무 튀거나 생소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아이들이 쓰는 에세이는 유려한 글 솜씨를 뽐내는 글이 아니다. 그보다는 글을 쓰는 주제를 통해 자신을 얼마만큼 잘 나타냈는지가 중요하다. 에세이는 자신의 성격이나 유머감각, 지성, 관심분야, 호기심 등을 남에게 알리는 일이다. 따라서 에세이를 쓰기 전에 그동안 겪었던 일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소재의 목록을 만들어보면 도움이 된다.
에세이는 비교적 형식에 얽매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막 서술해도 되는 글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 등을 표현하는 글이다. 읽는 사람이 관심을 끈다는 것은 자신이 관심이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세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보여주는 글이다. 달리 말하면 글로 나타내는 자신의 모습이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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