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대구 달서구 용산동 성산고등학교 뒤편 등산로 입구.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한 뒤 15분쯤 지나자 휴대전화 통화에 장애가 생기기 시작했다. 정산인 헬기장(해발 250m)에 이르자 통화가 불가능했고 문자 메시지 수신도 되지 않았다.
매일 와룡산을 찾는다는 이철화(59'달서구 용산동) 씨는 "희한하게도 흐린 날에는 가끔 통화가 되는데 날씨가 좋은 날에는 휴대전화가 아예 터지지 않는다. 등산 중에 급하게 전화를 해야 할 때도 있는데 통화가 안돼 답답한 때가 많다"고 불평했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수천 명의 등산객이 찾는 와룡산에 휴대전화 발신'수신이 제대로 안 돼 긴급상황 발생 시 응급처치나 사고대응이 늦어질 우려가 크다.
자영업자 임덕길(55'달서구 용산동) 씨는 "짬짬이 등산을 하는데 거래처에서 중요한 전화가 오면 낭패가 이만저만 아니다"며 "실제 정상에 올라갔을 때 거래처 전화를 받지 못해 손해를 본 적이 있다. 300m도 안 되는 낮은 산에서 휴대전화가 왜 안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성서 119안전센터 관계자는 "와룡산에서 연간 3, 4건 정도의 구조 요청이 들어온다"며 "와룡산에는 저녁 시간대에 찾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에 야간에 사고를 당할 경우 휴대전화 연결이 안 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와룡산보다 높은 앞산(해발 600m)과 팔공산(해발 1,193m)은 정상에서도 휴대전화 사용에 문제가 없는데 와룡산에서 휴대전화가 안되는 것은 기지국이 없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와룡산에 사유지가 많아 보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 '전봇대'도 없어 기지국 설치를 꺼리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주민 민원이 끊이질 않아 3월 통신 3사 관계자들을 불러 기지국 설치 공동 투자를 건의했지만 통신사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고 거절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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