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예술과 행복

예술에 대한 정의는 예술의 근본적인 성질로서 그것의 본질에 대한 규명과 관계한다. 예술 정의는 '예술의 진실'은 무엇이고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따지는 예술적 해명에 있다. 예술 정의가 '형이상학적'이거나 '사변적' 및 '철학적' 방법을 동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구나 예술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 보고 규정하거나 정의를 내려 보았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내린 예술 정의가 옳은 것인지, 혹은 옳은 것이라면 얼마나 타당하고 합당한 것인지 재차 의문을 제기해 보기도 하였을 것이다. 이 경우 누구나 예술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든 일인지를 느꼈음은 당연하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이란 '존재'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자. 예술에 대한 정의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범주 및 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애초에 예술은 인간의 범주이자 영역을 통해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예술에 대한 정의의 전제를 '인간'과 '인간의 활동'과 연계 지어 왔다.

보편적으로 흔히 예술의 정의는 '어원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정의 내려 오거나, 그것의 '현상적' 요인에 의거하여 정의 내려 왔다. 문제는 예술이란 어원적이거나 현상적인 차원 이상의 것으로 실재하는 만큼 예술에 대한 정의가 '인간' 및 '인간의 활동 범주'와 함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대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현학자들은 예술에 대한 정의를 내림에 있어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그들은 예술의 정의를 대체로 예술을 '행복', 즉 '예술=행복'이라는 귀결을 도출해냈다. 인간과의 관계를 고려함으로써 예술이 인간의 최고의 목적, 인간 활동의 최고 목적과 관계하며 그것이 누구에게나 '행복한 삶의 영위'와 관계함을 밝혀낸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에 대한 정의의 한몫을 차지하는 '행복'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또한 그때의 행복은 어떠한 행복이며 그것의 예술적이자 미적 의미는 무엇인가? '논어'(論語)에는 '지어도(志於道) 거어덕(據於德) 의어인(依於仁) 유어예(遊於藝)', '장자'(莊子)에는 '설성인야(說聖人耶) 시상어예야(是相於藝也)'란 표현이 있다. 이들 어구는 플라톤이 '의로운 사람이 행복하다'거나 아리스토텔레스가 '행복이란 인간을 위한 궁극적인 실천적 선'으로 언명하고 있는 점과 동일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 모두가 주지하였던 것은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의롭다'(眞)거나 '선'(善)해야 한다는 것이자 이 모든 것이 '예'(藝)로써 완성됨을 지칭한다.

'예술이 곧 행복'이라는 관점으로 보자면, 인간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덕목이며, 예술 또한 이와 맥을 같이한다. 즉,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덕목으로서 진실되거나 선하여야 하며 예술적으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거나 미적인 체취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적이거나 예술적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삶이 '직관'예술적―윤리'도덕적―철학적인 활동'에 준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인간의 삶에 있어 행복한 사람은 예술적이고 미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다시 말하자면 감성적인 영역과 이성적인 영역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우리는 예술적이자 인간적인 면모를 확립하기 위해 인간이 지녀야 할 근본적인 도리로서 인간적인 덕목이자 미적이고 예술적 태도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인간적이자 미적'예술적인 덕목을 유지할 때 우리는 감성적이거나 이성적으로 '완전한 삶의 소유'를 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인간에게 반드시 주어지는 행복이란 단계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항상 미적이자 예술적인 목적을 달성해 나가기 위해서 전제한 조건을 따라야 했던 것이다. 예술에 대한 규정이나 정의 역시 자연과 예술 및 인간의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항상 인간적 및 미적이자 예술적인 과제적 측면을 공유한 상태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점을 감안하여 '행복'이란 형이상학적 예술 정의로 이행했던 것이다.

홍준화/미학·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