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2호선의 경산 연장 개통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기존 수성구 사월역에서 경산 영남대까지 3.3㎞ 구간에 2천817억원을 들여 진행되고 있는 연장공사는 현재 공정률 94%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시험운전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시 관계자들은 24일 공사 현장을 방문해 시험 중인 전동차를 시승하는 등 개통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만족스러운 승차감
24일 오전 11시 30분쯤 공사 중인 도시철도 영남대역 지하 2층 승강장. 시운전 중인 전동차가 미끄러지듯 승강장 앞으로 서서히 들어왔다. 정차하자 스크린도어가 개방되고 전동차 출입문도 활짝 열렸다. 전동차는 3월부터 기술 시운전이 진행 중이다.
기술 시운전에서는 시속 25㎞로 저속 운행하면서 차량 집전시험, 열차 무선시험, 스크린도어(PSD) 연동시험, 종합 관제실 열차 운행 원격(TTC) 제어시험 등을 하게 된다.
시운전은 주'야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월역에서 영남대역까지 수십 차례 왕복하며 점검하고, 야간은 오전 1시부터 4시 사이에 집중 점검한다.
안용모 대구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차량 집전시험과 열차 무선시험, PSD 연동시험은 모두 정상으로 확인됐고, 지금은 TTC 제어시험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동차가 정평역을 향해 서서히 출발했다. 전동차는 기존 차량과 다를 바 없지만 레일은 새롭게 건설된 것이다.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떨림이 기존 1, 2호선 레일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연장선은 곡선 구간이 거의 없어 쏠림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함께 탔던 김범일 대구시장은 "승차감이 매우 좋다"며 흡족함을 나타냈다. 이런 승차감은 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의 노력 덕분이다. 연장 3.3㎞ 전 레일을 끊김 없이 연결되는 장대 레일을 사용했고,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레일 그라인딩(깎임)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전동차와 레일이 한몸이 되어 큰 마찰 없이 부드럽게 운행되도록 레일의 미세한 부분까지 공을 들여 깎는 작업을 한 것이다.
안 본부장은 "승차감은 전국 어떤 도시철도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10여 분간의 짧은 시승을 끝낸 김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역, 예술을 만나다
연장 구간에는 정평역과 임당역, 영남대역 등 3개의 정거장이 있다. 또 역은 경산을 가로질러 남북으로 흐르는 남천 아래에 건설돼 최대 지하 25m에 건설됐다.
역마다 다양한 편의시설을 설치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역마다 엘리베이터 4대, 에스컬레이터는 8대씩 설치됐다.
스크린도어는 정평역과 임당역에 상'하행선 각각 149m, 영남대역에 상'하행선 각 150m씩 설치했다. 출입구는 정평역과 영남대역에 각각 4개소와 피난계단 2개소씩을, 임당역에는 출입구 8개소, 피난계단 2개소씩을 만들었다.
역에는 내용을 달리하는 조형물도 설치됐다. 정평역 대합실에는 가족 또는 동료가 함께 어울려 산책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8.5×2.5m)이 있다. 이 대합실은 천장이 아치형으로 만들어져 층고가 높아 개방감도 좋다. 임당역에는 조각작품인 '공존의 힘'(6×3.3×2.7m), 영남대역에는 벽화 '계곡'(7.4×2.7m)을 설치했다.
◆9월 말 개통 '이상무'
건설본부 측은 6월 말까지 기술 시운전을 끝내고 7월부터 2개월 동안 실제 운행과 똑같은 조건에서 운행하는 영업 시운전을 한다. 영업 시운전에서는 최고 운행속도 80㎞/s에 역 정차 및 구간별 운전시간 산정, 열차 운행 계획 스케줄, 철도차량 운전자 노선 숙지, 역무 자동화 시스템 운영, 역 시설물 및 편의시설 등을 점검한다.
특히 도시철도 사고에 민감한 시민 정서를 감안해 안전에 중점을 두고 시운전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모두 '정상'으로 판단되면 개통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통 시기에 얽매이지 말고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대구경북이 상생협력으로 추진한 첫 사업인 만큼 성공리에 마무리해 서로 간 경제적 파급효과 등으로 동반성장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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