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vs 김'?
민주통합당 당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는 경선이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당권주자인 이해찬-김한길 후보의 대결 뒤에 야권 대선 예비주자(잠룡)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친노세력의 근거지인 부산'경남지역 경선에서 문 고문의 후원자인 이해찬 후보와 김 지사의 암묵적 지원을 받은 김한길 후보가 각각 승리를 나눠 가지면서 이런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26일 치러진 경남지역 경선에서는 문 고문과 김 지사의 대결이 전면에 부상했다. 당 안팎에서 이날 김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결과를 두고 "사실상 김 지사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선 경쟁상대인 문 고문과 경쟁을 벌이는 김 지사가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열렸던 대구경북 경선에서도 김 지사와 가까운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김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물론 김 지사는 이에 대해 "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이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반면 이 후보는 고향인 대전'충남 외엔 딱 한 곳에서만 이겼다. 문재인 고문이 버티고 있는 부산에서다. 그래서 이 후보는 이번 지역 경선이 대선주자들의 대리전으로 비치는 게 달갑지 않은 게 솔직한 속내다. 실제로 이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인 양승조 의원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지사가 이번 당 대표 경선을 본인의 대선 전초전쯤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이번 경남지역 경선에서 그대로 나타났다"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전날 창원에서 치러진 경남 대의원 투표에서 김 후보가 258표를 얻어 150표에 그친 이 후보를 크게 따돌린 배경에는 김 지사 지원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친노세가 강한 경남에서 김 후보가 이 후보를 이길 수 있었던 유일한 원인이 김 지사라는 것이다.
현재 영남권을 중심으로 펼쳐진 7라운드까지 뚜렷해지고 있는 '문재인-김두관'의 대선 대리전 양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 한 핵심 당직자는 "승부의 분수령인 수도권 경선과 모바일 투표에선 친노세력 내 지지층이 분화하면서 '문재인 대 김두관' 구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27일 제주에서 열린 지역 경선에서는 김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는 이날 1인2표 방식으로 실시된 대의원 투표에서 156명 중 65표를 얻어 49표를 얻은 이 후보를 제쳤다. 이 후보는 추미애(58표)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누계에서는 25일 대전'충남에서 압승으로 1위에 오른 이 후보가 1천597표로 여전히 선두를 유지했다. 김 후보는 1천516표로 뒤를 이었지만 이 후보와의 표차를 97표에서 81표로 줄였다. 이날 투표 결과 4위는 조정식(42표), 5위는 이종걸(34표), 6위는 우상호(26표), 7위는 문용식(20표), 8위는 강기정(18표) 후보가 각각 차지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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